닭, 극채색 볏
송 재 학(1955~ )
볏을 육체로 보지 마라
좁아터진 뇌수에 담지 못할 정신이 극채색과 맞물려
톱니바퀴 모양으로 바깥에 맺힌 것
계관이란 떨림에 매단 추(錘)이다
빠져나가고 싶지 않은 감옥이다
극지에서 억지로 끄집어내는 낙타의
혹처럼, 숨표처럼
볏이 더 붉어지면 이윽고 가뭄이다.
---------------------------------------
내리내리 7년을 오간 길,
'달뫼슈퍼'라는 점방같은 슈퍼앞에
맨드라미 세 송이가 함초롬하다.
허름한 시골동네의 작은 점방집,
'손두부팜니다'라는 어설픈 문구앞에서
누런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퍼머머리 아줌마,
일찍 안겨진 외손주가 이뻐 덩기덩기 어루며
뉘엿거리는 태양을 손부채로 가리는
흰머리가 듬성한 아저씨,
아침이건 한낮이건, 퇴근길이건
얼굴이 마주치면 환하게 웃어주는 이들,
동네 어른들이 쪼그리고 앉아
앞집과 옆집과 뒷집의 소식을 주고받으며
나직나직 웃어주는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며 여름이 지나는 날
닭의 볏처럼 피어나는 맨드라미는
초겨울의 싸아한 공기마져 제 것인양
묵묵하게 받아들인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빨갛게 피어있는 맨드라미를 바라보며
홰를 치는 닭들의 볏을 보는데..
볏이 육체가 아니라면 영혼이란 말인가?
빨갛고 말랑한 닭 볏이 문득
손으로 만져보며 오감으로 느껴보고 싶어진다.
왠일일까?
(진옥이의 한마디!!)
송 재 학(1955~ )
볏을 육체로 보지 마라
좁아터진 뇌수에 담지 못할 정신이 극채색과 맞물려
톱니바퀴 모양으로 바깥에 맺힌 것
계관이란 떨림에 매단 추(錘)이다
빠져나가고 싶지 않은 감옥이다
극지에서 억지로 끄집어내는 낙타의
혹처럼, 숨표처럼
볏이 더 붉어지면 이윽고 가뭄이다.
---------------------------------------
내리내리 7년을 오간 길,
'달뫼슈퍼'라는 점방같은 슈퍼앞에
맨드라미 세 송이가 함초롬하다.
허름한 시골동네의 작은 점방집,
'손두부팜니다'라는 어설픈 문구앞에서
누런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퍼머머리 아줌마,
일찍 안겨진 외손주가 이뻐 덩기덩기 어루며
뉘엿거리는 태양을 손부채로 가리는
흰머리가 듬성한 아저씨,
아침이건 한낮이건, 퇴근길이건
얼굴이 마주치면 환하게 웃어주는 이들,
동네 어른들이 쪼그리고 앉아
앞집과 옆집과 뒷집의 소식을 주고받으며
나직나직 웃어주는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며 여름이 지나는 날
닭의 볏처럼 피어나는 맨드라미는
초겨울의 싸아한 공기마져 제 것인양
묵묵하게 받아들인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빨갛게 피어있는 맨드라미를 바라보며
홰를 치는 닭들의 볏을 보는데..
볏이 육체가 아니라면 영혼이란 말인가?
빨갛고 말랑한 닭 볏이 문득
손으로 만져보며 오감으로 느껴보고 싶어진다.
왠일일까?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메모 :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 故 김춘수 시인의 명복을 빕니다. (0) | 2005.03.12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0) | 2005.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