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여디디아 2005. 3. 12. 05:21
가 을


윤 희 상(1961~ )


일하는 사무실의 창밖으로

날마다 모과나무를 본다

날마다 보는 모과나무이지만,

날마다 같은 모과나무가 아니다

모과 열매는 관리인이 따다가

주인집으로 가져가고,

모과나무 밑으로 낙엽이 진다

나의 눈이

떨어지는 낙엽을 밟고

하늘로 올라간다

낙엽이 계단이다.

--------------------------------
내가 일하는 창밖으로
날마다 밤나무를 본다.
노릇한 새순이 돋아나는 순간부터
악세사리 같은 밤송이가 맺히는 순간까지
나는 날마다 밤나무 지킴이가 된다.
아니 밤나무가 나를 지키는 지킴이다.
또록한 알밤이 떨어질 그때쯤,
주인이 오기전에,
지켜주고 지켜보는 지킴이들의 눈과 눈을 피해
도둑같은 사람들이 밤송이를 훑어간다.
말갛던 밤나무에 가을이 들고
가을이 짙어 이파리에 물기가 마르고
물기마른 이파리가 낙엽되어 뒹굴고
아직 떨쿠지 못한 이파리는 싸아한 초겨울 바람에
서걱이며 겨울을 맞이하는데..
겨울이 성큼 다가든 날들이 며칠째인데
이제사 뒤늦은 가을타령은 또 뭔가?
비껴가는 햇살의 빗살무늬 사이로
가을이 지나 겨울이 들어서고
겨울의 끝즈음에 기약하는 봄을 기다리는
나는, 글쎄 지나친 성급함일테지?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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