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눈사람 부모님

여디디아 2005. 12. 28. 10:39

       

 

 

                   눈사람 부모님

 

 

 

 
 

날마다 자식들이 보고 싶어

한숨 쉬는 어머니

그리움을 표현 못 해

헛기침만 하는 아버지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하얀 눈사람으로 서 계시네요



아무 조건 없이 지순한 사랑

때로 자식들에게 상처 입어도

괜찮다 괜찮다

오히려 감싸안으며

하늘을 보시네요

우리의 첫사랑인 어머니

마지막 사랑인 아버지



늘 핑계 많고 비겁하고

잘못 많은 우리지만

녹지 않는 사랑의 눈사람으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계셔주세요!

-----------------------------------------------------

1927년 11월 27일

아들 여섯인 권씨 집안에 외동딸인 복순여사님이

태어나신 날이다. 

기다림으로, 그리움으로, 간절함으로

눈사람인채로,

버스가 돌아드는 길모퉁이로 눈길을 거두지 못한채

흰 옥양목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지금도 

7남매의 모습을 기다리고 계실 어머니,

 

'야야, 딸들을 멀리 시집보낸 것이 후회스럽다 .

보고싶을때 보지 못해서..

언제든 선뜻 나서 딸들을 찾아갈 수가 없어서..'

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내게 전해질 때의

뜨뜻한 눈물은 사랑이었음을..

 

'야야, 생일이라고 올 것 없다.

추운데 올 생각하지 말고 감기채지 않게 옷 뜨시게 입어라.

내사 하나도 안섭섭하다.

절대로 오지마라. 힘들고 춥다'..

 

언제부터 이렇게 엄마의 말을 잘 들었던지.

겨울바람에 칼날같이 아린 마음을 보내면

당신은 기뻐하실지..

 

엄마,

78번째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제 곁에 머물러 주세요.

 

늘 엄마의 걱정거리인 셋째딸입니다.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는 길  (0) 2006.01.02
사랑이 가득한 시  (0) 2005.12.29
모든 것  (0) 2005.12.28
아픈 이들을 위하여  (0) 2005.12.27
친구를 위하여  (0) 200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