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아픈 이들을 위하여

여디디아 2005. 12. 27. 17:59

 

 

 

송년 기도시

 

 

아픈 이들을 위하여

 

 

이  해  인

 

 

 

몸 마음이 아파서

 

외롭고 우울한 이들 위해

 

오늘은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고통을 더는 일에

 

필요한 힘과 도움이 되지 못하는

 

미안함 부끄러움

 

면목없음 안타까움

 

그대로 안고 기도합니다.

 

정작 위로가 필요할 땐 곁에 없고

 

문병을 가서는 헛말만 많이 해

 

서운할 적도 많았지요?

 

'자비를 베푸소서!' 외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이 가난하지만 맑은 눈물

 

작은 위로의 기도로 받아주시면

 

제게도 작은 위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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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에 날렵한 몸매,

군더더기라곤 조금치도 남아있지 않는 몸,

물푸레나무처럼 견고한 몸과 마음,

쉬이 꺾이지도 않고,

쉬이 흔들리지도 않을,

혹한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듯한 모습.

 

그런 권사님이 어느날

유방암이란다.

수술을 받고 핼쓱한 모습으로 병원에 누워계시는 동안

아무소식도 알지 못했던 부끄러운 미안함,

몇번의 기도모임으로 내가 할 일을 했다고

스스로 위로하던 바람같은 위로.

 

성탄절에 만난 권사님은 항암치료까지 마쳤다고

눌러쓴 가발위로 손이 가며 웃었다.

'집사님, 제가 맛있는 것 사드릴께.

그동안 기도해주신 것 정말 감사해요!'

 건네는 얼굴엔 발간 미소와 따뜻한 손길과

사랑가득한 눈빛이 담겼음을..

'권사님, 일주일전에 말씀하세요.

일주일동안 굶을께요'..

 

고통중에서도 병자같지 않은 모습으로

'하나님이 알아서 하세요'

두둑한 배짱으로 새벽기도까지 감당하신 권사님.

새해엔 다른 아픈 이들을 위하여 무릎 꿇으리라.

 

남을 위로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는것..

이제야 알았다.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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