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가득한 시
낙 엽
유 치 환(1908~1967)
너의 추억을 나는 이렇게 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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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워라.
서러워라.
추억을 추억하는 더께의 나이,
형형색색의 이쁜 추억을 만들기엔
쌓인 눈의 무게만치 많아진 숫자,
곱게 쟁여놓은 추억이 곰팡이처럼 눅눅하게 번진
불혹의 때를 넘어가는 고갯마루,
가을날의 하늘같이 높았던 꿈과 사랑과 이상..
첫사랑의 애틋함..
두번째 사랑의 아릿함,
시간이 지나면 또다른 사랑이 찾아온다는 말처럼
사랑은 늘 그리움으로, 간절함으로,
함께하고픈 소망함으로,
가까이 할 수 없는 두려움과 설레움으로
찾아왔었는데..
그랬었는데..
십대를 넘어가던 풋풋한 때와
등푸른 고등어처럼 팔딱이던 스물의 아름다움,
함께 노래 부르던 사람,
함께 아파하던 사람,
함께 걸었던 그 길들..
부르던 노래위로 낙엽이 쌓이고
쌓인 낙엽위로 목적없이 걸었던 그 길,
이젠 쓸어야 하나?
쌓인 눈을 쓸어내듯이
서걱서걱 쓸어야 하는 것일까?
(진옥이의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