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모든 것

여디디아 2005. 12. 28. 10:12

 

 

모든 것 -

 

 

나해철(1956~ )


추억한다

모든 것을

입술을

입술이 했던 모든 것을

추억한다

손을

손이 했던 모든 것을

추억한다

모든 것을

시간을

시간이 했던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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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가슴을 도려냈던 일,

누군가의 마음에 피를 흘리게 했던 일,

 

정의롭지 못하게 사용했던 손,

공평한 저울의 추를 세우지 못한 손,

 

주현이의 군모자에 작대기 두 개가 그려졌고

세현이의 지난한 날들이 지나고

어젯밤 원서접수를 마치고

다시 긴장함으로 발표를 기다리는 시간들까지

 

내 마흔일곱의 시간들이 남긴 것들,

자잘하게 부셔지는 몸뚱어리와

안녕을 원하는 오롯한 평안함

깊어지는 겨울만큼 깊어지는 게으름

동면의 날들을 그리워하는 나태함

 

내게 주어졌던 모든 것들,

돌아보니 감사할 일이 많음이 감사

미움보다는 사랑이 많았음이 또 감사

불행한 날들보다 행복한 날들이 많았음이 감사

허투로 보낸 시간보다

알배기로 보낸 시간이 많았음이 감사^^*

 

돌아보니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감사였음이..

 

내가 가진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다.

그러고보니 참 잘 살았구나...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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