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웃에 살고계시는 권사님이 병원에 가신다길래 동행했다.
그런 일에 별로 나서질 않는데 권사님이 워낙 병원에 대해 미적거림을 알기에
전화를 받고 먼저 약속을 하고 말았다.
덕분에 권사님은 어쩔수 없이 몇십년만에 병원에 가서 암 검사를 했다.
권사님네 남편도 동창회가 있는 날, 우리 신랑도 낚시모임이 있는 날,
우리는 부담없이 금남리로 내달려 대나무통밥을 먹었다.
골고루 나열된 반찬을 먹으며 마무리로 나온 감자떡까지..
밀린 이야기를 쏟아놓으며 오랫만에 속엣것들을 풀어내었다.
집으로 돌아와 체육관으로 돌진,
두 게임을 치르고 집에오니 피곤하기 이를데 없다.
텔레비젼을 켜둔채 비몽사몽으로 헤매고 있는데 세현이가 왔다.
잠에 취해 뭐가뭔지도 모르는 상태..
'엄마, 나 오늘 죽을뻔 했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든다.
'왜? 교통사고 날뻔했어?' 다급하게 물으니..
'저녁에 공부하는데 갑자기 공이 유리창을 넘어 교실로 들어왔어.
내 자리로 유리창이 깨져 머리와 온몸에 유리조각이 덮었는데
짝꿍은 머리를 다쳐서 병원으로 가서 꿰매었는데 난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세현이네 교실은 3층인데, 공부하기에 지친 어떤 녀석이 운동장에서 공을 찼는데
3층 세현이네 유리창이 깨어졌단다.
바로옆에서 유리창이 깨지고 세현이와 짝꿍이 유리를 다 뒤집어썼으니..
'세현아, 엄마가 널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기도하는데 역시 하나님이 너를 지켜 주셨구나.
엄마의 기도가 헛되지 않음을 알지?'라는 말에 세현이가 빙그레 웃는다.
세현이 친구도 빨리 상처가 아물어 얼마남지 않은 수능을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작은 것까지 살피시는 하나님,
유리조각을 머리와 몸에 뒤집어 쓰면서도 상처하나 없도록 지켜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왕 이렇게 지켜주신 것,
2학기 수시와 수능까지 지켜주실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