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날 개

여디디아 2005. 9. 6. 11:35

날  개

 

 

천 상 병(1930~1993)

 

 

 

날개를 가지고 싶다.

 

어디론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싶다.

 

왜 하느님은 사람에게

 

날개를 안다셨는지 모르겠다.

 

내같이 가난한 놈은

 

여행이라고는 신혼여행뿐이었는데

 

나는 어디로든지 가고 싶다.

 

날개가 있으면 소원성취다.

 

하느님이여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

 

 

-------------------------------------------------

 

이토록 간절하게 날개를 찾는 시인에게

하나님은 날개를 달아주시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아니,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날개를 단채

신혼여행외에 해보지 못한 여행을 다니고 계실까.

여행이 필요치 않는 천국에서 훨훨 날아 다니실까.

 

날개.

난 한번도 날개를 꿈꾸지 않았음을 문득 느낀다.

내게 날개가 있다면

지금쯤

하양나비처럼 훨훨날아

가을 산을 누비고 가을 들판을 누비며

이름모를 가을꽃들에게 앉아도 보고

이쁘게 변하는 이파리에 몸도 누이고 싶고

둥실한 구름위에 몸을 쳐 보고도 싶고..

 

날개가 있다면..

그것도 괜찮을 듯 싶다.

 

(진옥이의 한마디!!)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의 맨발  (0) 2005.09.13
남 편  (0) 2005.09.12
매미소리  (0) 2005.08.18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0) 2005.08.08
[스크랩] 내 마음의 하늘에는  (0) 200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