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병원....

여디디아 2005. 6. 29. 09:41


 
어제, 부대에서 일찍 출발한 주현이는 10시가 넘어 가평휴게소라고 전화를 걸어오고,
 
11시가 되어서 동서울로 가는 버스인데 집이 가까운 곳에서 내렸다며 데리려오라고 전화가 왔었
 
다.   5분간의 거리에서 주현일 만나러 가는 나는 설레임을 넘어 목울대가 울렁거린다.
 
군복을 단정하게 받쳐입은 주현이의 모습을 보니 목이 매인다.
 
녹색의 마티즈를 보고 뛰어오는 주현일 안으니 어느새 내 눈에서도 주현이의 눈에서도 빨간 충혈
 
을 지나 삐죽하게 눈물이 솟아오른다.
 
지난주간에 일어났던 총기사건 때문인가,  첫휴가이기 때문일까,
 
5월말에 보았어도 마음은 벅차오르기만 하다.
 
단정하고 질서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대견스럽고 의젓하다, 누군가에게 자랑이라도 하고싶다.
 
'군복입은 모습 아주 잘  어울리는데, 이참에 말뚝박지??'
 
'무엇을 입은들 안어울리겠어?'라며 느긋한 대꾸를 한다.
 
회사에 들러 잘난(?) 아들을 자랑하고 미리 예약한 병원으로 갔다.
 
X-Ray를 촬영하고 다시 MRI를  촬영하고... 군대간 후 냄새도 맡아보지 못한 피자가 너무 먹고싶
 
다며 구리에 있는 피자헛으로 갔다.
 
문근영을 좋아하는 만치 문근영이 광고하는 피자를 먹어야 한다며 라지사이즈의 피자와 샐러드
 
를 주현이의 여친과 맛있게 먹었다. 냄새도 맡아보지 못한 피자라는 말에 가슴이 싸아하다.
 
병원에 서 검사한 결과는 무릎연골 뒷부분이 많이 손상되었는데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되며 2-3
 
주간 걷지도 말고, 무거운 것 들지도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물리치료와 약을 복용하라는 것
 
이다.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관절경(관절내시경)을 받아야 한다고 하신다.
 
의사선생님이 써주신 소견서와 진단서 그리고 MRI촬영한 것을 가지고 왔다.
 
부대에서 잘 처리해 주기만을 바랄뿐이다.
 
다소 실망한 주현이(제대하고 싶었음)에게 다행이라고 위로하며 이제 최선을 다해서 군생활하는
 
일만 남았다고 다둑였다.
 
엄마는 네가 있어서 참 좋다라는 말에 '같이 있지도 않은데 뭘..'라고 시무룩해한다.
 
'네가 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 세상 어디선가 네가 숨쉬고 있음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엄마
 
는 감사하고 행복하다'라고 하니 녀석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진다.
 
100일 휴가나온다고 대전에서 친구들이 올라온다고 저녁도 먹지 않고 나갔던 녀석은 2시가 되어
 
서야 들어왔고 늦게까지 공부하다 잠이 든 세현인 아침에 잠든 형의 얼굴만 확인하고 학교로,
 
역시 잠든 아들 얼굴만 확인한 남편은 출근을 했다.(낮에 사무실 들렀더니 남편이 자리를 비움).
 
1분1초가 아깝다는 주현이의 마음처럼 나또한 1분1초가 아깝다.
 
그러나 이 고단한 시간들의 아쉬움들이 주현이의 인생에 기름진 거름이 되리란걸 안다.
 
이 세상 누구보다 멋진 아들이길 바래본다.
 
*주현이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마음들 감사드립니다.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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