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세현아!!
생일을 축하해!
너를 내게로 보내주신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를 드리는 아침이다.
오늘아침, 어젯밤 낚시를 떠난 아빠가 없는 식탁에서 둘이서 이른 아침을 먹었었지?
네 생일이라고 하지만 미역국에다 네가 좋아하는 돼지갈비찜 하나를 놓고 우리는 마주보며 맛있게 먹었었다.
고3이라 이른아침 한숟갈을 먹고가는 네가 안쓰러워 오늘만이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단다.
세현아!!
유치원 다닐때부터 내가 직장생활을 한고로 난 너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단다.
사랑의 빚을 진 자의 마음이리라.
초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너는 목에다 열쇠를 목걸이로 달랑달랑거리며 다녔었지.
학교가 파한후, 점심식사 때문에 이웃에대 너를 맡기고 다닐적의 나는 참 서러웠던것 같애.
유치원부터 고3이된 오늘까지 단 한번도 엄마의 속을 썩히지 않고 엄마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네가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너 아니?
그러면서도 학교에서도 늘 우등생이며 모범생으로 선생님들과 친구들께 사랑받는 너,
초등학교 6학년때, 반 친구들이 선생님에 대해서 욕을 한다고 선생님이 욕한 사람 모두 나오라고 했을때, 우르르 나가는 친구들과 함께 너도 앞으로 나갔었다지?
그런데 친구들 모두가 '김세현이는 욕하지 않았어요'라며 너를 들여보냈다고 했을 때,
엄마는 참으로 기쁘고 기뻤단다. 역시 우리세현이구나..싶어서.
학교에서도 늘 모범이 되고 교회에서도 얼마나 열심히 봉사하는지,
학생 성가대와 찬양팀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네 모습이 엄마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
그런 네가 고3이 되었구나.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받고있는 네가 안쓰럽지만 어쩌겠니?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이 그걸 요구하고 있으니 말이다.
올 한해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고 내년에 우리 마음껏 웃자구나.
고맙게도 너는 아빠와 엄마의 마음도 알고 우리집 형편도 파악함으로 네가 해야할 일도 정확하게 알고 있구나. 가끔 다른 아이들처럼 무덤덤했으면 좋으련만..
세현아!! 사랑하는 아들아!!
18년전, 너를 낳은 며칠후 밖으로 나왔을 때, 오지게도 피었던 라일락이 생각나는구나.
보랏빛의 라일락이 어찌나 환하게 피었던지. 그후부터 라일락만 보면 네 생각이 난단다.
네가 초등학교때 엄마가 그 이야길 했더니 어느날 퇴근하고 집에가니 화장대 위에 라일락이 컵 가득히 꽂혀있었지. 네가 엄마생각이 나서 아파트앞에 핀 라일락을 꺾어다가 엄마 화장대위에 얹어 놓았었잖아.ㅎㅎ. 그립다 그때가.
아침이면 손을 잡고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를 발걸음을 세며 걸었던 일,
교문앞에 들어서는 너를 보며 다가오는 버스로 내가 달려갔던 일,
어느새 겨드랑이에, 굵어진 다리에, 또한 거시기까지 털이 숭숭나오는 네 모습을 보며 나는 오히려 상실감을 느껴야하다니...
며칠전에 네가 그랬지.
'엄마, 내 친구들은 샤워하고 엄마앞에서 벗은 몸 감추고 다닌대. 난 안그러는데..'
그런 말을 하는 너가 얼마나 순수하고 아직은 내 품안에 있다고 여겨지던지..
하나님이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인 세현아!!
지금처럼 하나님을 경외하며 부모님께 순종하며, 친구들과는 온유함으로 지내는 너의 모습이 언제까지나 남아있기를 바래.
그리고 좋은 선생님이 되어서 세상의 지식도 가르치며, 하늘나라의 비밀한 것들도 과감하게 가르치는 그런 귀한 선생님이 되기를 엄마는 기도할께.
우리세현이 생일을 다시한번 축하하며,
오늘밤엔 녹차와 고구마가 곁들여진 케잌을 자르자.
오늘은 내가 생일노래를 불러줄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있지요~~'
2005년 4월 16일, 사랑하는 세현이의 생일을 감사하며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