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메시지

여디디아 2005. 4. 1. 12:12

메 시 지

 

 

자크 프레베르(1900~1977)  김화영 옮김

 

 

누군가 연 문

 

누군가 닫은 문

 

누군가 앉은 의자

 

누군가 쓰다듬은 고양이

 

누군가 깨문 과일

 

누군가 읽은 편지

 

누군가 넘어뜨린 의자

 

누군가 연 문

 

누군가 아직도 달리고 있는 길

 

누군가 건너지르는 숲

 

누군가 몸을 던지는 강물

 

누군가 죽은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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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시를 읽었던 적이 언제였던가??

가물거리는 기억은 등푸른 생선처럼 펄떡이든

저 20대의 어느 나른한 봄날이었는지,

악바구니속에 허둥대던 치열한 30대였는지..

모든걸 체념하듯이 받아들이는 40대의 어느

가을날이었는지..  기억이 없다.

그때 받았던 충격,

누군가 내 앞에서 문을 탁!! 소리나게 닫아버리는 느낌,

누군가 나를 위해 활짝 열어놓은 문처럼

환하게 차오르던 희열,

아직도 동백꽃의 선명한 꽃빛마냥 느껴지는데..

 

어느새 이만치 걸어왔는지.

푸르게 흐르는 북한강에 누군가 몸을 던졌고

위장병으로 드나드는 병원엔 어제도 누군가가

시체로 변하여 들것에 들리운채 사라졌는데..

 

나는 지금 봄을 맞이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 봄에 사랑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이 봄에 사랑을 잃고 울 것이다.

잔인한 4월,

이 봄에 봄꽃처럼 화사하고 따뜻한 나를

가꾸고 가꾸고 또 또 가꾸리라.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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