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1
이 수 익(1942~ )
봄에는
혼자서는 외롭다, 둘이라야 한다,
혹은
둘 이상이라야 한다.
물은 물끼리 흐르고
꽃은 꽃끼리 피어나고
하늘에 구름은 구름끼리 흐르는데
자꾸만 부푸는 피를 안고
혼자서 어떻게 사나, 이 찬란한 봄날
가슴이 터져서 어떻게 사나.
그대는 물 건너
아득한 섬으로만 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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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만난 산수유의 꽃망울이
온전한 봄을 만들기 위함이었음을 깨닫고
꽃망울에 얹힌 이슬또한 사월을 데려옴으로
봄을 완성하리라 여겼는데...
꽃은 꽃끼리 피어나고
잎은 잎끼리 피어나고..
구름은 구름끼리 모여 흐르는데
나는 누구와 더불어 이 봄을 누릴까.
그대는 아득한 섬으로 돌아가려하고
돌아서는 그대를 바다로 남게하고픈데..
다투듯이 봄꽃이 사월과 함께 피어날텐데
대체 나는 이 봄을 어이 견뎌야 할까.
피어나는 꽃들과 돋아나는 잎들과
흘러가는 구름과 쏟아지는 햇살과 더불어
두리뭉실 끼어서 견디면 안될까.
찬란한 그것들이 외로운 나를 받아줄까?
맞다.
블러그를 찾아서 웃어주는 그들과
더불어 더불어 이 봄을 지내야겠다.
낯설지만 익숙한 그들이 있어
이 봄이 더욱 정다울 것이다.
(진옥이의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