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봄날에 1.

여디디아 2005. 3. 31. 11:35

봄날에 1

 

 

이 수 익(1942~         )

 

 

봄에는

 

혼자서는 외롭다, 둘이라야 한다,

 

혹은

 

둘 이상이라야 한다.

 

 

물은 물끼리 흐르고

 

꽃은 꽃끼리 피어나고

 

하늘에 구름은  구름끼리 흐르는데

 

 

자꾸만 부푸는 피를 안고

 

혼자서 어떻게 사나, 이 찬란한 봄날

 

가슴이 터져서 어떻게 사나.

 

 

그대는 물 건너

 

아득한 섬으로만 떠 있는데............

 

.............................................................

 

아침에 만난 산수유의 꽃망울이

온전한 봄을 만들기 위함이었음을 깨닫고

꽃망울에 얹힌 이슬또한 사월을 데려옴으로

봄을 완성하리라 여겼는데...

꽃은 꽃끼리 피어나고

잎은 잎끼리 피어나고..

구름은 구름끼리 모여 흐르는데

나는 누구와 더불어 이 봄을 누릴까.

그대는 아득한 섬으로 돌아가려하고

돌아서는 그대를 바다로 남게하고픈데..

다투듯이 봄꽃이 사월과 함께 피어날텐데

대체 나는 이 봄을 어이 견뎌야 할까.

피어나는 꽃들과 돋아나는 잎들과

흘러가는 구름과 쏟아지는 햇살과 더불어

두리뭉실 끼어서 견디면 안될까.

찬란한 그것들이 외로운 나를 받아줄까?

맞다.

블러그를 찾아서 웃어주는 그들과

더불어 더불어 이 봄을 지내야겠다.

낯설지만 익숙한 그들이 있어

이 봄이 더욱 정다울 것이다.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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