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횡성호수둘레길

여디디아 2026. 2. 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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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몇 십 명의 음식을 혼자 감당하느라 힘든 줄도 모르고 허덕거릴 때가 아득하다.

동서는 격년제로 오기는 했지만 모든 음식준비가 끝난 후에 왔다.

아침에 왔다가  정릉에서 부평으로 돌아갔다가 다음날 다시 온다고 돌아가곤 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잠자리를 옮기면 잠을 못잔다는 이유로..

그리고 다음날이면 어제 왔으니 오지 않고는 했다.

맏며느리라는 이유로 아무 말 못하고 혼자 감당한 명절, 이제야 벙어리로 살았던 많은 명절들이 바보 같았다는 후회가....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동서는 베트남 여행 중이셨고(?)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오셨는지 아닌지 아직도 전화조차 없으시다.

나도 모르게 비아냥거려진다.

그 후로 지금까지 절연한 채 속 편하게 지내고 살아간다.

 

시어머니가 되고나니 며느리들이 명절에 시댁에 오자마자 일을 하는 게 싫었다.

시댁에 들어서는 것과 동시에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고 설겆이를 하고... 마치 일을 하기 위해서 시댁에 오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것이 참 싫었다. 내가 싫었으니 며느리들도 싫을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친정에서 귀하게 자란 딸인데, 직장생활하느라 피곤하고 지친 몸인데 명절이라는 이유로 다시 일을 한다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어야 한다.

차라리 내가 좀 더 움직이면 모두 행복한 일이기 때문에 며느리들이 오기 전에 명절음식을 모두 마무리한다.

가능하면 며느리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지냈으면 좋겠고 시댁에 와서 편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진심이다.

며느리들이 미안해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감사해 한다.

 

명절엔 친정에서 계획이 있으면 부담 없이 가라고 했다. 

때로는 미리 "다음 명절은 친정으로 가라" 며 명령을 내려 부담 없이 친정식구와 함께 보내도록 하기도 한다.

 

이번 설은 인아네는 일본여행이 계획되었고, 지유네는 수요일 인도출장이 있어 토요일에 와서 주일에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리하여 설날아침엔 일찍 떡국을 먹고 얼마 전 찜해 놓은 횡성호수길을 걷기로 했다.

길도 밀리지 않고 날씨도 좋고 더구나 호수길은 얼마나 호젓하고 걷기에 좋았는지.

횡성호수는 인공호수라고 하는데 수몰지역이라고 한다.

호수는 엄청나게 크고 호수 가운데 섬처럼  호수 5 가족길이라는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부담이 없었다.  오솔길이  호수를 끼고 이어져 있고 곳곳에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어서 심심하지가 않고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고 쉴 수 있는 쉼터도 많았다.

걷다가 힘이 들면 어디서나 주차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나오는 길도 만들어 놓아서 부담이 없었다.

 

역시 강원도라 호수에는 두꺼운 얼음이 얼었고, 계절은 봄이 오고 있음을 깨달은 탓인지, 두꺼운 얼음이 가장자리에서부터 서서히 녹고 있었다.

새봄 속으로 햇살이 비쳐 들어 흙속에 숨었던 얼음이 녹아 질척거리는 곳이 곳곳에 있어서 신발이 진흙덩이가 되었지만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새로운 시작이다.    

올해도 열심히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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