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마다 주방에서 수고하시는 권사님들..
구리 코스모스축제
벚꽃이 피었다
구리로 불러내어 쭈꾸미 정식으로 섬겨주신 김명임 집사님
조용하고 묵묵하게 섬기시는 강현숙 권사님
개띠 언니들과 함께^^
동갑내기들
루돌프와 함께^^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몇십년을 같은 교회에서 지내면서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지내는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
누구나 바쁘게 살아가고 많은 이들을 만나며 살아가고 있으니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 어른이 천명이 넘고 예배가 3부로 나뉘어지다 보니 같은 교인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무권사들이 6개월씩 주방에서 봉사부장의 일을 맡아서 감당한다. 올해는 내가 부장이고 김선순 권사님이 차장을 맡아서 하반기를 섬기고 있다.처음엔 부담이 컸는데 맡아서 하고보니 즐겁고 행복한 마음이다. 주일마다 500명 이상이 식사를 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전문가 쉐프가 우리교인 중에 계셔서 식당을 책임지고 계셔서 중간 역할만 감당하고 있다. 매주일 아침 1부 예배를 드리고 주방에서 식사를 돕고 있는 집사님과 권사님들의 헌신을 옆에서 바라보니 저절로 경건해진다.
지난 여름, 가평우리마을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모처럼 마음을 풀어놓으며 울고 웃으며 교제를 하다보니 주안에서 사랑의 띠로 묶어진건 나만이 아니었던 모양새이다. 구리에서 아픈 몸을 마다 않고 주일마다 마무리를 해주시며 나의 짐을 덜어주시는 김명임 집사님이 두어달 전부터 점심을 섬기겠다고 손을 꼽으셨고 드디어 손 없는 날이 잡혔다.
교문리 '내꾸미쭈꾸미' 란 곳에서 쭈꾸미 정식으로 쭈꾸미와 피자와 열무국수를 배불리 먹고 커피나무 농장 '마루빈'이란 카페로 안내하셨다. 넓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침 코스모스축제가 열린 한강변에서 사람반 코스모스가 반인 축제장에서 사람으로 인해 반쯤 밟히고 쓰러진 코스모스의 괴로움을 모른척하고 인증샷을 찍은 후, 유명한 구리의 장자못을 배경으로 공원을 한바퀴 돌며 실타래 처럼 얽힌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가을이라고 하지만 한낮의 태양은 아직 수확하지 않은 사과와 배의 단맛을 진하게 만드느라 중늙은이들의 얼굴에 땀을 흘리게 만들고, 쭈글거리는 주름살을 깊게 만들고, 검게 물들어가는 기미를 기어히 까맣게 만들고야 말았다. 공원을 돌다 김명임 집사님이 한성숙 전도사님에 대한 그리움을 가을하늘의 구름처럼 뜬금없이 꺼낸다. 지난번 가평우리마을에서도 한없는 그리움으로 꺼내더니 또다시 꺼낸다. 전화기 안쪽에 깊숙하게 저장된 이름을 끄집어 내고나니 이미 걱정이 앞선다.
"어쩌면 전화번호가 바뀌었을 수 있다"는 염려는 통화한 지 이미 10년의 세월이 강산이 변한만치 흘렀기 때문이다.
몇번의 신호음이 울린 후 낯선듯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찐옥찐옥"이란 목소리는 40대의 해맑던 목소리 그대로였고, 하얀 얼굴 그대로였음이 분명했다.
북한강물 색을 닮은 마티즈가 전도사님 옆에 있고, 풋사과의 연둣색 나의 마티즈가 옆에서 우릴 쳐다보는 듯하다.
스피커를 켜고 명임집사, 영이, 선순, 희순 권사가 차례로 통화를 했다.
한사람도 잊지 않고 낱낱의 기억으로 이름을 부르며 추억을 꺼내시는 전도사님,
전도사님만 생각하면 아픔과 사랑과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다는 명임 집사님,
떠나신 후 가끔가끔 많이도 울었다는 영이 권사,
식사 한번 대접하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는 선순 권사님,
주방에서의 있었던 일을 어제처럼 기억하는 희순 권사,
나는?? 말로 할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들...
제각각의 사연으로 마음 가득하게 묻은 이야기와 추억으로 우리는 행복했고 그리웠고 그리고 보고프고 또 보고프고 아쉽기만 했다.
카페에 돌아와 커피를 마시고 빵을 뜯고, 샤인머스캣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이런저런 폼을 잡으며 사진을 찍고 ...
어느새 성급한 가을저녁은 우리 사이를 헤집고 들어서고, 최진호 집사님은 공권사를 찾으며 전화를 하시고..
미용실 예약을 한 영이권사는 담대하게 예약을 취소하고 우린 카페에서 만드는 떡볶이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기로 하니 언니인 강현숙 권사님이 동생들의 저녁식사를 책임진다. 어렵게 마련한 시간이니 마음껏 즐기자는 것은 다같은 마음이다.
좋은 사람들의 만남이지만 우리는 때로 실수한다. 나의 작음이 상대방을 아프게 하고, 나의 어설픔이 상대방을 어지럽게 할 때가 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상대는 메마른 나뭇잎처럼 바쓰라져 갈 때도 있다.
우리, 서로 이해하고 용납하면 참 좋겠다.
서로의 작음을 이해하고 모자람을 용납함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온전하게 묶여졌으면 참 좋겠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섬기고 생명으로 열매맺는 주방팀이 되기를 소원해본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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