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2024년 여름의 나

여디디아 2024. 8. 12. 14:09

사촌 동서가 보내온 선물  

 

 

가평우리마을

 

8월 10일 가평 우리 마을 

 

 

8월 10일 다시 산으로 (화도 백봉산) 

프라다 가방이라며 손뜨개로 만든 가방을 선물로 받았다.
7월 20일 주방팀과 함께 가평우리마을

 

며칠 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사촌시동생에게서 카톡이 왔다.

"형수님 저 한국에 왔어요. 인천공항이에요"라고..

"도련님 우리 집 와서 묵으세요"라고 했더니 지금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한국에 왔다가 일주일 만에 귀국한다며 내년에 오면 꼭 뵙겠다며 동서가 형수님께 선물을 보냈다고 주소를 물어왔다.

도련님이 미국에 도착했을 즈음, 사무실로 택배가 도착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만 적혀있고, 거기다 글씨는 얼마나 작은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남편과 나의 영양제가 하나씩 들어있고, 크랜베리가 한병 들어있다.

작은 봉지에 젤리와 초콜릿까지 넣은걸 보니 나이 어린 동서의 정성스러운 마음과 세밀한 마음이 함께 보인다.

그것만이 아니라 LG에서 판매하는 커다란 토트백까지 들어있어 나를 감동시킨다.

결혼 전에 우리 집에 왔을 때, 따뜻하게 맞아준 것이 잊히지 않고 고맙단다.

내년에 반가운 낯으로 만나고 싶다.

 

2024년 하반기 평내교회 봉사부장을 맡아 부담이 컸었다.

6월이 되니 입대를 앞둔 훈련병 같은 기분이다.

기도로 준비하며 7월을 맞이하여 주방으로 주일마다 출근을 하는 중이다.

7시 30분, 1부 예배를 드리고 평내교회 성도들이 드실 점심을 준비한다.

감사한 것은 셰프로 근무하는 집사님이 메뉴를 정하고 모든 준비와 함께 요리를 하신다.

일곱 개의 밥솥에 들어갈 쌀을 씻어 안치고 밥을 하고 솥을 씻는 일까지 김진호 집사님이 묵묵하게 감당하시고 

주일마다 1부 예배를 드리고 주방을 돕는 강현숙, 여영이 권사님과 구리에서 3부 예배 참석 후 설거지가 끝난 주방에서 고무장갑을 세척하고 행주와 걸레를 세탁하여 가지런하게 널며 마무리하는 김명임 집사님이 계신다.

주일마다 국솥을 맡아 교인들에게 나누는 공희순권사님, 커다란 그릇을 도맡아 묵묵히 설거지를 하는 동생 안인숙 권사님, 

나와 함께 차장을 맡은 김선순권사님은 샬롬찬양대에서 20년간 함께 찬양을 했었기에 절친일 수밖에 없다.

주방에 내려가니 이들의 수고가 너무나 감사하다.

사람을 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묵묵히 섬기는 사랑의 수고가 존경스럽다.

일 년에 두세 번 찾아오는 봉사도 선뜻 나서지 않는 중직자들이 참 부끄럽다.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광고를 했더니 모두가 좋다며 정해진 시간을 기다리는 중에,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이유들이 생겨 결국 다섯 명이 가평 우리 마을로 향했다.

예쁘게 꾸려진 우리 마을을 보며 권사님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직장으로, 손주를 돌봄으로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오면서도 주일이면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는 모습이 얼마나 감사한지.

비빔밥을 먹고 커피와 함께 빵을 뜯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간증을 들으며 함께 울고 웃으며 결국 기도제목을 나눔으로 주안에서 하나 되는 기쁨을 누린다.

 

8월 10일,

산에 오른 지도 이미 오래, 어깨가 아프다는 이유로 탁구를 쉰 지도 이미 오래, 

그러다 보니 살은 뒤룩 뒤룩이고 그마저도 의식하지 못하다가 어느 날 몸을 보니 기가 탁~~ 찬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마음에 다시 산을 찾기로 하고 토요일 약속을 기억하며  7시에 혼자 산을 다녀왔다.

동기부여를 위해 아침식사를 산에서 한다는 마음으로 샌드위치와 커피우유를 준비해 산을 오르는데,

10걸음 오르고 "아이고 주여", 다시 10걸음 오르고 "아이고 하나님" 이 쏟아진다.

컥컥 대며 오르다 "살 빠진다 살 빠진다"를 외우며 올랐다.

 

아침등산을 한 후, 언니권사님,  친구인 영숙이와 선집사와 함께 민경이가 대접하기로 한 점심을 위해 가평 우리 마을로 갔다.

민경 친정아버님 별세에 이어 정대희 장로님 교장 승진이 이어졌으니 꼼짝없이 민경이가 점심을 대접할 수밖에 없다. 

식사 후 커피는 안권사님이, 빵은 선집사가 섬겨 시원한 카페에 앉아 뜨거운 여름을 피하고 어디쯤에서 그리움 같은 가을이 기웃거리는 한낮을 즐겼다.

 

인절미 위에 묻힌 고물 같은  '찬' 공기가  텁텁한 새벽에 얹혔다.

한결 새로운 기분이지만 어느새 여름이 물러날 준비를 한다는 생각에 조금 허무하기도 하다. 

세월이 이렇게 숫자가 맞지 않는 복권처럼 덧없이 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에 사랑하는 이들이, 귀한 이들이 많음이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