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TV조선을 통해 경시했던 트롯을 다시 보게 되고, 트롯 가사에서도 은혜를 느낄 수가 있게 되었고, 삶의 애환을 알게 되었음은 인생에 있어서 큰 발견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트롯이 한바탕 바람을 휩쓸고 난 후 국민가수가 폭풍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김광석을 노래하던 박창근, 김동현과 이솔로몬이 세상을 들썩거리게 만들었고, 나 또한 그들을 기다리기도 했었다.
트롯가수와는 달리 쉽게 잊혀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서방은 여전히 박창근에 대한 온도가 식지 않아 집에서나 사무실에서 박창근의 음악을 듣고 있다.
지난주일 뜬금없는 인터파크 예약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서방이 고양아람누리에서 박창근 콘서트가 있다는 소식을 작은며느리에게 알려 표를 구하고 싶다고 했고, 어려운 부탁을 받은 선이가 즉시 인터파크를 통해 비싼 로열석을 구매한 것이다.
가격을 물으니 작은아들부부가 선물한 것이라며 끝까지 입을 열지 않는 며느리에게 서방이 눈치껏 송금했다.
29일
모처럼 고양아람누리로 가는 길에 지유네를 들리고 언니들을 만나기로 했다.
열무김치, 오이소박이, 오이지, 블루베리를 준비하여 지유를 만나러 가는 길은 보름달이 뜬 것처럼 마음속에 둥근달이 두둥실 뜬다.
할머니를 기다리는 지유도 8시부터 할머니가 어디쯤 오시는지 기다렸다고 하니 그 마음이 내마음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이 감사할 뿐이다.
지유와 둘이 홈플러스에 가서 구경도 하고 놀이터에서 그새 늘어난 지유의 줄넘기 실력을 바라노는 즐거움을 누려본다.
지유와 함께하는 몇시간은 몇 분으로 여기지고 헤어짐은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고양시로 넘어와 일산병원에 입원한 큰 형부는 만나지 못하고 언니와 함께 작은언니, 형부와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오후시간을 보내고 일산아람누리콘서트장으로 갔다.
고양시에는 문화시설이 훌륭하게 되어 있어서 언제 어느 때나 즐길 수 있어서 이사라도 오고 싶어 진다.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 장르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즐길 수 있어서 부럽기만 하다.
아람누리에 도착을 하니 온통 오렌지색이다.
박창근 팬들이 오렌지색인지 알지 못한 나는 놀랄 뿐이다.
아줌마와 할머니들 사이에 낯선 듯이 서 있는 서방이 남자는 혼자라며 스스로 놀란다.
전체에서 남자는 10% 정도이다.
오렌지색 티셔츠와 스카프, 그것도 아니면 머리핀이나 헤어밴드, 코르사주, 운동화 등등..
기발하고 기똥차기만 하다.
그뿐인가.
시간이 되어 박창근이 무대에 나타나자 "너만 보여 박창근" "박창근짱" "사랑해요 박창근" 등등..
정말이지 가관이다.
40대 이상 70대를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아줌마 팬들의 열정을 누가 말릴 수 있을까 말이다.
겸손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열창하는 모습이 팬들을 향한 마음에 보답하여 다행이다.
앙코르곡까지 정성을 다하여 부르는 모습에 팬들의 환호가 이해되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국민가수에서 불렀던 곡을 몇 곡 더 불러주었으면 하는 욕심이다.
5시부터 8시 반까지,
최선을 다하여 부르는 모습이 감동이었고,
진심을 다하여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 또한 감동이었다.
오랜만에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는 서방이 신기하기도 했다.
지친 일상에 위로가 되었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돌아오는 길엔 단비가 몸과 마음에 흠뻑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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