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저만치 혼자서

여디디아 2022. 7. 16. 12:36

저만치 혼자서

 

김 훈 / 문학동네

 

나는 한 사람의 이웃으로 이 글을 썼다.

 

"사랑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고 거북해서 발음이 되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니 견딜 수 있게 된 일들과

갈수록 드러내기 어려워지는 연약한 감정과 

흐르는 시간 앞에 겸허해지는 인간 존재에 대하여

 

명태와 고래

저녁 내기 장기

대장 내시경 검사

영자

48GOP

저만치 혼자서

군말 

 

오랜만에 대하는 작가의 글이다.

처음 그의 글을 대한 것은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화장'이었나.

그때 받은 충격이라니..

 

일산에서 평범한 노인으로 늙어가는 모습은 지난번 '연필로 쓰기'에서 뵈었다.

특별하지 않게, 그러나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며, 세상을 따뜻하고 겸손하게 바라보기,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땀방울의 아름다움을 즐거워하는 건강한 에너지에서 건강한 어른의 '올바름'이

멋져 보였었다.

 

저만치 혼자서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는 현실의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었다.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아닌, 약자의 편에서, 대신 나서서 편을 들어줄 수 없지만 응원할 수 있는,

주인공의 눈물을 닦아주고픈 마음과 막걸리 한 사발을 건네주고픈 마음을 쏟아낸 글이다.

이웃이나 친구가 어려울 때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조용히 기도해 주는 모습을 글로 표현한 것이다.

 

명태와 고래를 읽으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똑같다는 사실에 놀란다.

민주니 자유니, 인권이니 존엄이니, 모두가 헛소리일 뿐이다.

결국 권력과 힘과 돈과 명예 앞에 굴복당하는 것이 인간이다.

힘없고 약한 사람은 누군가의 제물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실을 너무나 분명하고 세밀하게 표현했다.

 

삶에의 모습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낱낱이 풀어진 모습이 오히려 섬뜩하다.

영자에서 '영자'의 첫인상에서 가난을 봤다는 것에서 어쩌면 옛날의 '내'가 보인 것만 같아서 오싹하기까지 했다.

 

내용이, 표현이, 감정선이, 사실이, 생각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어 진다.

 

작가의 대단한 역량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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