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사라진 반쪽

여디디아 2022. 8. 17. 10:53

 

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1부 사라진 쌍둥이

2부 지도

3부 감정선

4부 극장 뒷문

5부 퍼시픽 코브

6부 장소들

 

나는 나를 창조하기로 결심했다.

그 선택으로 나의 반쪽이 사라졌다.

 

같은 세상에서 태어나 정반대의 삶을 선택한 

쌍둥이 자매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의 연대기 

 

나이가 들면서도 세상의 이치를, 사람이 살아가는 아이러니를, 인간의 성질을 깨달아간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이미, 60이 넘었으니 다~ 아는 줄 알았다.

이 무슨 건방인 가마는..  

아침이 오면 밤이오고, 까만 밤이 지나면 밝은 새벽이 오고,

아이가 씩씩해지면 청년이 되고, 청년이 달달해지면 어른이 되고, 어른이 지치면 노인이 되고, 노인이 피곤해지면

다시 저 세상으로 돌아가고..

 

내가 보는 그대로,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 줄 알았는데

어쩌자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가 알던 그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니란 사실은 나를 슬프게 한다.

그뿐인가.

평소 그 사람이 자주 하던 그 말이 곧 "그 사람"의 본질임을 깨닫게 한다.

이는 나를 아프게 한다.

 

마찬가지로 이 책을 읽는 중 크게 깨달은 사실이 있다.

자유 (自由)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가 미국이 아닐까.

내가 일한만치 댓가가 지불되고, 노력한만치 보상이 따라오는 곳,

내가 옷을 벗든 입든, 머리를 지지든 볶든, 남자와 남자가 끌어안고 다니고, 여자와 여자가 얼싸안고 다녀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는 곳, 몇 번 이혼을 해도 딸 같은 여자와 결혼을 해도 당당한 나라,

그렇게 자유분방한 나라가 미국이 아닐까?

이건 나의 무지일까?

 

미쿡이, 그 잘난 미쿡에서 이런 차별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차별 때문에 선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죄인인 것처럼 살아야 하는 삶,

니그로(검은 피부의 사람)로 태어났지만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맬러드라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타운에

모여사는 사람들의 삶이 그려졌다.

백인으로의 삶을 선택한 쌍둥이 동생 스텔라는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지만 늘 불안하고 자유롭지 못하고

니그로의 삶을 선택한 쌍둥이 언니인 데지레는 힘들고 고단한 삶이지만 정신적으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간다는 이야기이다.

   

 

누구의 삶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자신이 선택한 삶에서 스스로 자유를 누리며 행복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공연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래서 이 세상은 유한하며, 인간의 한계 또한 유한한 것인가 보다.  

 

 

'독서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네북  (10) 2022.11.16
자식의 은혜를 아는 부모  (8) 2022.10.07
오은영의 화해  (16) 2022.07.28
저만치 혼자서  (0) 2022.07.16
애쓰지 않아도  (0) 2022.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