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라!

호명호수

여디디아 2020. 9. 7. 09:59

주차장
중간중간 쉼터가 있다
호명호수 입구

 

코스모스가 맞이한다
수자원발전소 홍보관
산수국꽃이 달랑 남았다
호수 위의 오리 한쌍

 

호수 둘레를 걷는다
호수에서 보이는 호명산
호랑이 모형
거북인가 자라인가?
호수 주변은 쉴 곳이 많다
풍성한건 마음이어야 하는데 마음은 빈약, 몸뚱이는 풍성

 

 

다시 찾아온 온라인 영상예배는 나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낸다.

정장은커녕 입은 채로,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GOOD TV를 통해 이찬수 목사님과 꿈의 교회 김학중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출근체크를 하듯이 주일예배를 드린다.

 

주어진 하루는 길고도 넓다.

그냥 집에서 뒹굴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고 어딘가로  떠나기엔 제한된 것이 너무 많다.

코로나 2차 사태가 전적으로 기독교 탓이고 성도들과 목사님들 탓인 듯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니 이럴 때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 말 한마디도, 행동 하나도 조심함으로 이때가 속히 지나가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평내교회는 방역수칙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는데 어느 교회 목사님은 순교의 뜻도 모르면서 목회자의 자리에서 큰소리를 친다.

자신의 모습이 하나님의 영광인지 자신의 욕심인지를 분간하지 못하면서 순교라는 말을 꺼내는 걸 보니 부끄러움은 내 몫이다. 교인들은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헤프닝까지 보며  웃픈 현실을 외면하고프다.

 

토요일 낮에 혼자서 마석에서 백봉산 산행을 4시간 했다.

정상까지 가기에는 힘이 들고 혼자서 가는 길이 좀 무서운 생각이 들어 3분의 2만 올랐다.

주일아침이 되니 다리가 가볍지만은 않은데 서방이 천마산엘 가잔다.

고구마와 복숭아와 커피와 물을 챙겨 들고 출발을 하는데 비가 쏟아진다.

천마산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호명호수로 가보기로 결정, 청평으로 달렸다.

 

호명호수는 호명산 등산을 하면서 세번을 다녀왔는데 주차장에서는 처음이다.

주차장에서 셔틀버스가 있어 호수로 올라가는데 코로나로 인해 셔틀이 중단되어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산길을 걸으면 아기자기하게 피어난 들꽃도 보고, 이름 모르는 나무들도 보고, 발끝에 차이는 돌멩이도 구르고, 급하게 떨어진 도토리들도 구경하는데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길은 콘크리트 길이다.

주차장에서 호수까지는 3km,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을 걸어가자니 우거진 나무도 이쁘고 나뭇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태풍의 영향인지 서늘한 기운까지 감돈다.

 

1시간을 채오르기 전에 나타난 호명호수,

잦은 비 탓인지 물이 맑지는 않지만 호수 위에 떠있는 오리 한쌍과 거북이는 여전히 그대로이다.

호수 주변은 그새 변화의 바람이 불어 여기저기 쉼터도 많고 꽃도 많아졌다.

여전히 깨끗하게 정리된 호수가 마음에 들고 호숫가에 핀 작은 꽃무리들도 이쁘다.

호수 한바퀴를 도는데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걷노라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딸과 아빠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 부부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과 친구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참 좋다.

질세라 우리도 탁자를 앞에두고 커피와 간식을 나누며 알맹이 없는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유모차를 밀고 도착한 젊은 아빠에게 "큰 일을 하셨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네는 서방은 지유를 생각하고 인아를 생각했다. 유모차를 끌고 오기엔 벅차지 않을까, 아가들을 데리고 와서 자전거도 타고 인력거도 타면 재밌겠다는 말을 소망을 담아 나눈 후였으니까...

코로나로 인해 인력거와 여럿이 타는 자전거는 주인을 기다리는채 초점 잃은 눈으로 호수를 향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수자원발전소를 위하여 박정희 대통령께서 건설했다는 호명호수...

주변에 추모비도 세워졌고 수자원홍보관은 팔각정으로 세워졌지만 단단히 닫힌 문은 코로나가 지나야 열릴 것이다.

호명산은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고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호수에서 내려다보니 뷰가 일품이다.

상천역에서, 청평에서, 복장리에서 오르는 등산로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깨끗하고 한적한 호명호수,

복잡한 도시를 떠나 인적이 드문 호명호수에서 힐링을 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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