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라!

관음봉

여디디아 2020. 3. 17. 13:18

 

 

천마산 기도원 뒤

관음봉에  데크가?

경춘국도에서도 보이는 관음봉의 소나무

천마산을 배경으로

 

천마산

백봉산

맑은 날엔 용문산이 보인다고..

남양주의 가장 화사한 봄

 

하산길.. 점심

 

 

관음봉에 피던 진달래.. (4년전 찍은 사진)

 

 

주일이라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날이다.

지난 2주간 동해로 서해로 다녔으니 이번주는 집에서 조용히 지내기로 했지만,

엄청나게 주어진 시간을 뒹굴면서 보낼 수는 없다.   

모처럼 진옥길을 가기로 하고 컵라면과 김치전과 커피를 담아서 관음봉으로 향했다.

지금쯤 봄이 화사하고 아늑한 햇살로 맞이할거란 생각에 가볍게 나선 길인데,

오늘따라 영하의 날씨였고 바람이 세차다는 사실을 몰랐다.

천마산 계곡을 오르는 동안 추웠다. 손을 주머니에 넣어서 언 손을 녹일만치 차가운 날씨였다.

 

지난 여름부터 내가 자주가는 산길을 막아 놓았다.

무슨 공사를 한다고 당분간 다닐 수 없다고해서 진옥길도 가질 못했다.

천마산 계곡에서 수진사로 돌아오기만 했고 관음봉까지 가질 않았더니 그새 변해도 많이 변했다.

 

65번 종점에 가니 공영주차장이라고 막아두고 주차요금을 받고 있었는데 이름이 무색하게 공영주차장이라고 하기엔 비싼 요금이다.  3시간에 5400원을 내고나니 어쩐지 기분이 상한다는...

관음봉엘 올랐더니 보지 못했던 쉼터가 커다랗게 꾸며져 있다.

쉼터가 있는 것은 좋은데, 아름드리 서 있던 진달래가 사라진 것이 못내 서운하다.

관음봉 앞에 둥그렇게 진달래가 두 무더기가 있어서 진달래가 필 때면 꼭 가서 보곤 했는데 말이다.

어릴 때 보았던 진달래꽃처럼 조롱조롱하게 피었던 진달래꽃이었는데...

 

오랜만의 산행이라 힘이 드는건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 오르니 산 아래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잊을 수 있어서 좋다.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사회적 거리인지 뭔지 그런거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겨울을 놓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찬바람과 기어히 자신의 자리를 찾고야 말겠다는 화사한 봄볕이 밀당을 하지만

쪽동백꽃인지 산수유인지 아무리봐도 분간을 못하는 노란 꽃이 입매를 내밀고 있어서 지금은 봄으로 가는 길임을 알려준다.

눈에 들어오는 봄꽃은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는 작은 들꽃이 눈에 보이고 발에 밟힌다.

꽃을 좋아하시는 권사님이 보시면 좋은 모델이 되었을텐데...

 

관음봉을 돌아오니 3시간 가량 걸린다.

하산하는 길에 달님과 꽃님 의자에 앉아서 컵라면과 김치전과 커피를 마셨다.     

10분이면 주차장에 도착을 하지만 야외에서 먹는 컵라면의 따뜻한 국물 맛을 느끼고 싶은 사치가 그렇게 만들었다.  

 

산아래 동네로 내려오니 현실 속에 내가 있음을 깨달아진다.

얼굴마다 마스크로 가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 재앙의 시간들이 속히 지나갔으면 하는 바래움으로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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