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가끔 보너스 같은 삶이 내게로 찾아올 때가 있다.
그때마다 감사와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여행은 오름투어라고 했지만 따라비오름이 목록에 들어가 있지는 않았다.
천아숲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영기씨가 따라비오름을 추천하여 뛰는 기쁨으로 따라비오름을 향했다.
물론 오름오름의 작가인 선정님의 블로그나 책에서 이미 여러번 봐왔던 터라 낯설지는 않지만 생각하지 못한 오름을 오르는 기분은 역시 짱~~이다.
따라비오름에도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는데 성질 급한 땅 임자가 억새를 모두 베어서 단으로 묶어놓음으로 겨울철 말들의 식량으로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 발 늦었다는 생각이다.
따라비오름은 갑마장 길로 연결되어 있어서 마음을 당기지만 오름을 향하여 스틱을 찍어누른다.
오름 정상까지는 꽤 거리가 있기도 하고 군데군데 오르막이 계단으로 준비되어 있음으로 살짝 긴장을 하게도 만들고
가뿐 숨을 헥헥거리게도 만든다.
오르막을 올라가자 눈 앞에 기가 막힐 풍경이 펼쳐진다.
분화구 3구가 어깨를 겯듯이 나란히 손을 잡은채로 놓여 있다.
할아버지와 아들과 손자까지 3대에 이르러 하늘과 땅을 벗삼아 분화구라는 이름으로 둥글게 놓여있는 모습은 멋지다.
분화구 둘렛길도 여러 갈래로 펼쳐져 있지만 어느 곳을 선택하든지 한곳으로 닿는다.
오름정상에서 내려다 본 제주시내의 경관 또한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분화구 가득하게 억새가 가을바람에 몸을 뒤척이고, 바람이 부는 곳으로 몸을 꺾는 모습은 갈대인지, 억새인지 구별할 수 없게 만든다.
따라비오름은 오름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멋지다는 설명이 사실이다.
생각지도 못한 따라비오름과 멋짐폭발로 내 마음까지 멋져지는 제주도의 가을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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