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아끈다랑쉬오름

여디디아 2018. 11. 3. 10:35

 

 

 

 

 

 

 

 

 

 

 

 

처음 다랑쉬오름을 보았을 때, 숨이 컥~~ 막혔다.  

올레길만 고집하던 나는 다랑쉬오름을 마주한 순간, 올레길을 밀치고 오름을 첫 자리로 들어올렸다.

제주도의 수많은 오름을 생각하면 제주도 1년살기가 소망이 되어버리고, 틈만나면 제주도로 달려가 오름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은 일상에서 나를 견디게도 하고 참아내게도 하고, 때론 몸살을 앓듯이 앓게도 하고 바람난 여자처럼 바람이 들게도 한다.

 

다랑쉬오름 맞은편에 낮은 자세로 머무는 아끈다랑쉬오름,

영숙이가 오전 수악길과 따라비오름을 끝으로 올해의 모든 운동은 끝~~이라고 선언하는 바람에, 환임샘은 다랑쉬오름을 추천하고 나는 가보지 못한 아끈다랑쉬를 향했다.

10여분 산길을 올라서는데, 아직 고개도 들지 못하는데 옆에서 대박~~ 대박~~이라는 남학생들의 소리침이 나를 들뜨게 한다.

오름에 오르니 억새와 갈대가 혼합을 이루어 제주의 모든 공간을 지배하는 듯하다.

앞이 보이지 않을만치 우거진 억새들 속에서 보이는 다랑쉬오름의 웅장함과 질세라 깊은 분화구 가득하게 가을바람과 가을을 가둔 분화구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분화구를 구경하려면 억새길을 헤치고 들어가야 제대로 볼 수가 있음으로 앞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 숱하다.

 

아끈다랑쉬는 작은다랑쉬라는 제주도의 방언인데 높이만 낮을 뿐이지 결코 작지가 않은 오름이다.

연세가 드신 분들도 어린아이들도 분화구 속에 고인 가을바람과 분화구를 감싼 갈대와 억새를 감탄하며 인증샷을 날리기에 정신이 없다.

 

아끈다랑쉬에서 건너다보이는 용눈이오름,

다랑쉬를 올려다보니 빨간 점퍼를 입은 환임샘이 오름을 향하여 스틱을 찍어내는 모습이 보인다.

얼른 내려가 혼자 용눈이오름엘 가야겠다는 마음이 훅하면 없어질 가을단풍처럼 조급해진다.

 

아끈다랑쉬오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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