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내교회 이웃사랑부를 섬긴지가 2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이장호 이영숙집사님과 셋이서 주방에서 반찬을 만들었는데 중간에 선환임성도가 투입되었다.
중학교 선생님으로 계시다가 일찍 퇴직을 하고는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교회에서 보이지 않는 일에 헌신하며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는 것은 어릴적부터 어머니의 신앙이 전수되어 늦게나마 열매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화요일 아침마다 주방에서 즐겁게 헌신하다보니 서로 어려운 이야기도 나누게되고 기도제목도 나누게 된다.
가을이 가기전에 제주도로 날자는 의견에 바쁜 시간을 만들어 제주도로 날아갔다.
네명이 팀을 이루어야 제격인데, 하루앞에서 박권사가 기권을 하는 바람에 셋이서 가을의 제주도를 다녀왔다.
계획은 수악길과 용눈이오름과 주변의 오름을 탐방하기로 했는데 영기씨 덕분에 천아숲길과 따라비오름까지 덤으로 걸을 수 있어서 더욱 행복하고 의미가 있는 여행이었다.
몇번이나 갔던 새별오름은 가을을 놓쳐서는 안된다며 다시 새별오름의 매력에 풍덩 빠지는 호사도 누렸으니...
정말이지 이번 가을은 누군가의 표현처럼 '오지다'.
천아숲길은 커다란 계곡을 건너 시작된 오르막은 계단으로 끝이 없는듯 하여 처음부터 긴장을 하였지만 금새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조릿대와 여러가지 나무들이 질서를 이루며 우리를 맞이하여 오르막의 고통은 잊은채로 한없는 즐거움이 행복함을 데려온다.
평평한 땅에 조릿대가 무성하고 작은 단풍들이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숲길은 지금이 가장 이쁘다고 한다.
화창한 가을날씨와 파랗고 높은 하늘과 표현하기 어려운 흰구름들이 늙어가는 우리를 소녀시대로 데려가기도 한다.
"걷기에 너무너무 좋은 날씨다"라는 나에게 영숙이 왈
" 1년 365일 네가 걷기에 좋지 않은 날이 어딨니? 비오면 비가 와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불어서,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시간이 없을뿐이지!" 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천아숲길을 걸으며 알맹이 굵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가을바람처럼 휙 스쳐가는 이야기로 웃어도 보는 시간은 즐겁다.
우리가 속한 모든 곳에서 자유로운 시간,
어쩌면 우리에게 절실한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새별오름은 그새 달라져 있다.
정월 대보름쯤 새별오름에 들블을 놓아 억새를 태우며 들불축제를 함으로 새별만의 특별한 행사도 한다.
기회가 되면 들불축제에 참여하고 싶은 바램이 가을하늘처럼 높아진다.
억새가 무성한 새별오름에 올라 제주도가 보여주는 속살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새롭게 지어진 집들을 하나씩 고르라는 영숙이의 말에 보이는 집 한 곳을 찜하는 욕심도 부려본다.
바다를 품은 가을바람은 육지의 바람보다 억세다.
여름과 겨울을 한꺼번에 맛을 보는 제주도에서 세 여자의 수다는 끝간줄 모르고, 두곤 온 집과 교회와 직장은 이미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되고 말았다.
2박 3일간의 짧은 여정이지만 함께 식사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었음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서로를 세워주며 권면하며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웃사랑부를 섬김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복된 우리의 삶이기를 소망한다.
사랑하는 친구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