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대만

여디디아 2019. 2. 15. 12:04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지우펀

 

 

 

 

 

 

 

 

 

 

스펀 천등날리기

 

플론 호텔(타오위안)

 

 

살아가다보니 참 곤란하고 민망한 때가 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삶이다 보니 그럴까?

12월부터  엄마가 급속하게 나빠져 동생과 조카와 함께 엄마에게 달려가 울며울며 작별인사를 했었다. 

언제 어느순간 마지막인줄도 모르고 홀연히 떠나보내실 것 같아서 동생과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다녀온 것이 결국은 영원한 이별이 되고 말았다.

 

6이라는 숫자가 내앞에 떡~ 세워진 지난 설에, 두 아들이 환갑에 어디로 가고싶으냐고 물었다.

마음속에서는 제주도라고 외치지만 그래도 환갑인데 싶어서 대만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시간은 훌러덩훌러덩 지나가 기해년 황금돼지띠가 되었고, 60년만에 찾아온 황금돼지띠를 요란벅적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 앞에 설날은 하루씩 다가오고 있었다.

 

1월에 작은언니가 두바이, 큰언니가 칠순을 맞이하여 태국으로, 2월에 환갑을 맞은 내가 대만으로 일정이 잡혀 있는데 엄마는 나날이 위독해지신다. 

"하나님 대만 여행 다녀올 동안 엄마를 데려가지 마세요"라고 기도를 하다가 어느 순간 내 욕심임을 깨달아

"하나님 가라면 가고 서라면 서겠습니다. 엄마를 더 이상 고통없이 가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를 올렸다.

큰언니가 태국에 도착을 하고 하룻만에 엄마가 운명을 달리하셨다.

순식간에 천하에 불효자가 된 언니는 아무리 궁리를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아 여행지에서 혼자만의 명복을 빌고 

한국에 오자마자 새벽에 산소로 달려가 이별을 고했다.

 

엄마의 장례식을 마치고 밀린 일을 마치고 멍한 상태로 떠난 환갑여행 대만으로의 출발,

겨우내내 메마르던 날씨가 새벽이 오기전에 겨울비를 뿌리고, 인천공항이 어설픈 우리는 새벽 2시 반에 인천으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확인한 장기주차장은 이미 만원이라 몇군데를 돌고돌아 겨우 주차를 하고 부연 새벽을 가르며 인천공항을 더디게 찾아가 절차를 밟으니 특별히 빠른 것도 아니다.

 

엄마의 환갑을 위하여 애를 썼을 두 아들과 며느리에게 미안한 마음에 주춤거리기도 했지만 두고두고 섭섭한 마음이 생길 것 같아서 강행을 했다. 

두 며느리를 위하여 이쁜 목걸이를 면세점에 주문을 하고 공항에서 받아들고는 여행내내 닳을까봐, 잃어버릴까봐 애지중지 모시고 다녔다는 사실이다.

 

한국 보다 한시간이 늦은 대만에 도착을 하여 가이드와 미팅을 하고 4가족 14명이 함께 여행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간 곳이 지우펀, 여러가지 설명이 있었지만 복잡한 시장안만 기억이 난다.

스펀 천등날리기에서는 가족들의 건강과 두 손녀의 안녕과 아들들의 형통과 평내광고의 대박을 적어 하늘 위로 두둥~~ 띄워올렸다. 평소에 기도하는 제목들인데 하늘위로 띄우자니 어쩐지 마음이 간절해진다.

 

플론호텔로 돌아오니 그동안 밀린 피로가 나보다 앞선다.

마음보다 먼저, 몸 보다 먼저, 잠이 쏟아지고 몸이 잘 익은 파김치처럼 흐물거린다.

7시가 넘은 시간, 여기가 어디이며 나는 누구인지,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죽음처럼 깊은 잠 속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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