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여디디아 2018. 10. 5. 12:27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이 기 호 / H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이래도 되는건가?

성경을 39독을 했다면서 책 제목에 작은 글씨로 욥기 43장이라고 하기에 먼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펼쳤는데...

맙소사. 욥기는 42장으로 마무리 되는 성경이다.

그것을 몰랐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43장이 궁금해서 펼쳤다는, 아무런 생각이나 의심없이 펼쳤다는 사실을 용서하시길...

 

역시 이기호가 맞다.

지금까지 그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재미와 감각이 조금도 비껴가질 않는다.

짧은 글이지만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기호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욥기를 근거로 하고 있다.

작가가 크리스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욥이 처한 상황을 그는 아무래도 비웃은것 같다.

믿지 않은 사람이면 누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스 땅에  욥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

                  (욥기 1장  1절)

 

욥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욥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해본다.

하나님이 인정하는 욥은 어느 날 사단이 하나님께 욥을 시험해도 좋으냐고 물을 때,  다만 그의 생명에는 손을 대지 말라고 이르신다. 그리고 아들과 딸, 양과 모든 재산을 하루아침에 잃게 된다.

그리고 온 몸에 욕창이 생겨 기왓장으로 몸을 긁으면서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은채, 찾아온 친구들의 위로에도 하나님을 향한 불평을 쏟아내지 않으므로 하나님에 대한 온전함과 정직함과 경외함을 드러낸다.

그의 아내가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고 말을 할 때도 욥은 하나님에 대한 온전함을 지킴으로 결국엔 모든 병이 나음을 받으며 아들과 딸들을 다시 얻으며 행복하게 살게된다는 것이 욥기의 내용이다.

 

작가가 욥을 이해하지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다.

자녀들이 모두 죽었는데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는 욥의 모습...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자식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같을 것이란 생각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을 욥기 43장으로 규정하며, 사람의 죽음앞에서 가족들과 친구들과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도 하고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라도 되는 듯이 먼저간 이들의 삶과 남겨진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는 내용이다.

 

목양면에 있는 목양교회에 불이 나고 그로인해 담임목사와 성도들이 죽는다.

소설은 방화범을 찾아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방화범을 찾기 위해 주변인물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서 인터뷰를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처음으로 인터뷰한 백양고등학교 2학년인 18세의 백승호군의 인터뷰를 들으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학생의 인터뷰이긴 하지만 농촌에서의 제한된 삶과 문화를 신랄하게 고발하며, 무식한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소망을 여지없이 드러냄으로 나를 웃게 한다.

폐비닐공장이 들어선 농촌에 취직을 한 아버지는 고등학생인 아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 폐비닐공장에 취직할 수 있도록 공장장에게 부탁까지 해놓았으니 동네에서 만나면 꼬박꼬박 인사를 하라고 이른다.

 승호는 "한창 자라나는 새싹한테 그게 무슨 그라목손 뚜껑 따는 소리래요? 막 한일합방 같은....

뭐 그런 거랑 비슷한 거잖아요. 미래가 폐비닐 같은...' 라며 반박한다.

 

시골마을의 교회는 어디서나 비슷하다.

최근직장로님이 세우고 건물을 교회에 헌납하고 아들을 목사로 세우고..

장로인 아버지는 동네의 어려운 일에 솔선수범하며 도우며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돌아보며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돕고 병든 어머니의  치료비까지 감당하는 등 목양리에서는 욥과 같은 사람이다.

그런 아버지의 아들로 목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아들 최요한 목사는 자신의 위치가 늘 부담스럽고 스트레스이다.

아버지를 넘어서지 못하는 부담감은 목양교회를 떠나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도 한다.

 

젊은 남자목사님을 바라보는 여자들의 시선은 또 다르다.

친한 언니와 조카를 방화로 잃은 서수민이라는 여자는 최요한 목사를 향해 날선 눈으로 비판한다.

함께 살고 있는 언니에게 최목사가 다른 마음을 품었다는 등 근거 없는 이야기로 흥분하며 젊은 목사를 욕하며 몰아 부친다.

 

한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같을 수 없고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잘 나타낸다.

작가는 두 명의 자식과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재혼한 아내로부터 얻은 아들을 방화로 잃은 아버지의 심정을 그려보고 싶었을까?

최근직장로의 상실감과 아픈 마음은 며느리인 권미정의 인터뷰로 나타내어지지만 본인의 입으로 털어내지 않은 마음은 누구도 마음대로 해석할 수 없으며 해서도 안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나고 찰진 작품이라 혼자 킥킥거리며 읽었다.

 

욥기를 이해하지 못한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좋은 표현이라고 해도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욥이 그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다고해서 우리가 속단할 수는 없다.

욥도 마음이 아팟을 것이고 슬픔이 삶을 지배했을 것이다.

성경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자잘한 마음까지 표현하지 못하고 하나님에 대한 욥의 신앙만을 나타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기호만의 특별함이 잘 나타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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