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설 민 석 / 세계사
요즘 텔레비젼은 채널이 수도 없이 많아서 어디에서 무슨 방송을 하는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하릴없이 리모콘을 손에 들고 이리저리 돌리는 것이 취미생활이 되기라도 하듯이 TV앞에 앉으면 좌르르 돌려본다.
어느 순간인가,
'어쩌다 어른'이란 프로를 보게 되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이가 들어감에 세월에 동승하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어른이 된 내가 정말이지 '어쩌다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나는 역사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무슨 왕에서 무슨 왕으로 이어지는 조선의 수 많은 왕들도 나와는 거리가 먼 존재들이었고, 다만 현재의 대통령이 나와 직결된 삶이기 때문에 몇 백년 전의 이야기들은 골치를 아프게 할 뿐이기 때문이다.
설민석의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역사에 관한 생각이 확~ 바뀌고 말았다.
왜 역사선생님들은 설민석처럼 가르치질 못했을까,
재미있게 보면서 역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관심이 높아졌다.
조선이 세워진 과정에서 왕이 대물림하는 모든 과정들,
적장자에서 양아들로, 조카와 삼촌의 피비린내와 아들과 아버지, 아버지와 아들의 물고 물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를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영욕을 위하여 혈육도 죽이는 비정한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하고 슬프기만 하다.
기회를 노려 권력을 탐하는 여인들과 권력을 향한 가솔들의 다양한 행태가 결국 오늘의 정치판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기만 하다.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으로 하여금 마음이 든든하기도 하고 어린 단종의 죽음앞에서는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슬픔을 맛보기도 하며 사도세자의 몸부림에서는 압박으로 인하여 숨이 막히고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에 뼈가 시리다.
아들의 뛰어남을 질투한 아버지의 몰인정한 욕망은 어쩌면 사람이 짐승보다 못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야 만다.
조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을 기억하자.
조선의 왕들이 잘했던 것을 기억하며 그들의 잘못은 과감히 벗어 던짐으로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로 향하여 나아갔으면 좋겠다.
역사에 대한 무지가 깨닫고나니 전혀 새로운 흥미로 다가왔음이 다행이다.
뒤늦은 역사공부가, 이 가을 나를 좀 더 풍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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