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당신의 노후

여디디아 2018. 8. 28. 13:41

 

 

당신의  노후

 

박  형  서  /  H

 

당신의 노후...

노후라는 것이 아주 먼 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주변을 돌아보니 어느새 퇴직한 사람들이 많아졌고, 퇴직을 앞둔 사람들은 더 많고, 아저씨 아줌마를 지나 할아버지 할머니의 위치에 내가 서 있음을 발견하고나니, 

노후란 것이 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얼마 후면 남편 역시 노약자지정석을 이용하게 되고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게 되고 

관광지를 찾으면 할인된 요금으로 관광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눈앞이 어질하다.

 

날마다 국민연금 개혁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금이라도 덜 내고 조금이라도 더 일찍, 많이 받고 싶은 마음은 그동안 자식과 부모 뒷바라지 때문에 나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이유와 20년 이상을 꼬박꼬박 납입한 보험료가 이제와서 더욱 커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령화시대가 아닌 고령시대라고 하니 출산하는 아가들은 찾아보기 어렵고, 늙어가는 중년들은 흔하다.

 

이 책은 미래에 다가올 우리의 모습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어쩌면 실현될 수도 있는 아찔한 사실이기도 하다.

장길도는 국민연금공단에 근무를 하다가 퇴직한 사람이다.

아내 한수련은 폐 수술을 한 후 요양병원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은 연금공단에서 하나씩 찾아내어 아무도 모르게 죽임으로 연금고갈을 막는다는 이야기이다.

연금공단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연금수급자를 찾아가 비밀리에 사람을 죽이게 되고,  장길도 역시 아내가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실을 모르다가 만 70세가 되어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하여 66%에서 시작하던 연금이 100%로 나오게되자 장길도는 불안해진다.

아내가 국민연금을 수급함으로 공단에서 아내를 죽인다는 사실을 안 장길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하여 옛직장 동료들을 만나 부탁을 하지만 그들은 개인보다는 국가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그의 부탁을 거절한다.

아내에게 배정된 담당자를 만나 그들을 먼저 처치한 장길도는 결국 연금이사라는 젊은 직원으로부터 아내의 죽음을 듣게되고 자살을 위장한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연금이 저축해둔 돈 찾는 게  아닌거 알잖아. 생산인구 소득을 거둬 비생산인구들에게 나눠주는 거야.

 요새 청년 세 명이 노인 일곱 명을 부양하고 있어. 청년들이 100만원씩을 벌면 너희 늙은이들한테 쪽쪽 빨려서 

 집에는 대략 50만 원씩 가져간단 말이야. 그 돈으로 애인 만나 찻집에 가고 결혼을 하고 애도 낳아 기르고 월세도 내야돼'

 (p.123~124)

 

연금이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장길도는 어느 겨울밤 아내가 사과가 먹고싶다는 말에 40km를 걸어서 사과 두 개를 사다준 것을 기억하며 먹어보란 말도 없이 맛있게 먹던 아내를 추억하며 지난 날들을  그리워한다.

연금수급자라는 이유로 죽어가는 노인들을 보며, 자신이 그들을 죽이던 직원이었음을 기억하면서도 자신의 가정을 지키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소설은 이런저런 이유로 죽어가는 노인들의 죽음을 여러차례 야기시킨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접 받기보다는 이젠 젊은이들로부터 천대와 멸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늙음,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나의 노후는 과연 어떠할까? 

아무것도 장담할 수가 없는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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