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
김금희 / 창비
복잡하다.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주인공 경애와 상수,
그들이 처한 환경과 살아내는 삶이 너무 복잡하고 서글프고 힘겹다.
대학교수에서 국회의원으로 살아가는 공효상의 아들인 공상수는 일찌기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삶,
폭력적이고 잔인한 형 상규와의 생활에서 독립해 혼자서의 삶을 살아가고, 아버지 재수학원 동기생인 반도미싱에 낙하산으로 취업을 하게 된다.
특별히 가난을 모르고 넉넉하지만 불우한 환경속에서 자랐고 낙하산을 이유로 취업에 대한 고민도 없이 금수저로서의 삶을 살아가지만 밤이면 인터넷 '언니는 죄가 없다'라는 사이트를 계정하고 세상의 '언니'들에게 연애상담을 해주는 이중적인 삶을 살아간다.
청소년 시절부터 섭렵한 영화와 연애소설로 인하여 감성이 풍부한 상수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연애이지만 상담에는 능숙하다.
경애는 미용실을 경영하는 엄마와 둘이서 살아가고 반도미싱 직원이다.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면 직원들과 함께, 혹은 혼자서 부당함에 대한 피켓을 들고 때로 삭발을 하면서 데모에 앞장선다.
여고시절 영화동호회에 가입하여 은총(E)이라는 남자친구를 알게 된다.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동호회의 모임이 있던 날, 잠시 공중전화를 찾아 밖으로 나갔다 오는 경애앞에서 친구들이 모여 있는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고 건물주인은 '차 값을 내고가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음으로 동호회 친구들이 죽고 경애 혼자만 살아남는다. 이 일로 경애는 심한 트라우마와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게 된다.
소설의 구성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역할과 직장이라는 매체가 분명하게 그려져 있다.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구잡이의 댓글과 악플을 달아 사람을 죽이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현대인,
남자이면서 여자인 것 처럼 여자들의 고민상담을 하는 상수를 보며 정말 우리가 인터넷을 얼마나 믿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인터넷이란 것이 우리 삶에 유용한건 확실하다. 또한 그만치 위험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적절한 활용으로 온라인의 편리함을 삶에 적용하며, 남의 일에 함부로 악플을 달며 상대방을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일이나, 나의 이야기를 무조건 풀어놓는 것은 위험한 것임을 깨달아야겠다.
경애의 직장생활을 보면 현대인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하다.
금수저와 흙수저, 자신의 생각보다 타인의 생각에 맞추며 움직이는 사람들, 나만 아니면 되는 공평하지 못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과 방관하는 사람들, 회사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회사를 이용하는 사람들..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애쓰는 사람과 기피하는 사람들...
김금희의 소설은 처음이고 미세한 표현까지 마음에 들지만 지나친 풀이가 가끔 지루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ㅎㅎ 이런 건방을 용서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