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네치를 위하여
조남주 / 은행나무
조남주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PD수첩> <불만제로> <생방송 오늘아침>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작가로 십 년간 활동했다. 2011년 장편소설 <귀를 기울이면>으로 문학동네소설상, 2016년 장편소설 <고마네치를 위하여>로
제2회 황산벌청소년문학상, 2017년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장황하게 작가를 소개하는 이유가 있다.
<PD수첩>이나 <불만제로> 등의 작가로 활동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녀의 소설은 사회와 정치에 대한 시각이 냉정하다.
비판해야 할 것과 옹호해야 할 것, 우리가 버려야 할 것과 간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앎으로 소설속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낸다.
그리하여 사회에 대한 날선 시각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기도 한다.
때문에 그녀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고 스스로는 인기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고마네치를 위하여>
고마니라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어릴 적부터 체조선수가 꿈이었던 소녀지만 '가난'은 대물림이 되고 체조선수로서의 뒷받침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서민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서두에서 그는 말한다.
' 사람의 기억은 참 간사하다. 이따금 지긋지긋했던 유년 시절의 가난이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나간 일'이란 그렇다. 지나갔으니 웃으면서 얘기할 수도 있고, 용서할 수도 있고, 추억으로 포장된다.
그렇다고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누구라도 몸서리를 칠 것이다. 물론 나의 가난이 다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가난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아는 가난한 사람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가난하다.
안타깝게도 그들 중에는 나의 가족도 포함되어 있다. 더 팍팍할 때도 있었고 조금 숨통이 트일 때가 있었을 뿐이다.
'더 가난했던 시절'로 느껴질지 '덜 가난했던 시절'로 기억될 지 알 수 없다. (P.7)
이 소설의 주인공 고마니는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유년의 꿈인 체조선수를 이루지 못한다.
올림픽에서 리본을 돌리고 곤봉을 돌리고 몸을 몇번씩 회전하며 우아한 모습으로 방긋 웃는 선수들을 보며 그 영광의 자리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체조영웅인 '고네마치'를 롤모델로 삼아 노력한다.
친구들과 체조연습을 하다가 어느 날 엄마에게 체조선수의 꿈을 이야기하고 하나 뿐인 딸의 꿈을 위하여 엄마는 에어로빅 학원에 고마니를 등록 시킨다.
체조선수가 되기 위하여 사립학교로 전학을 한 고마니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위치를 알게 되고, 자기 집의 가난으로선 체조선수가 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고마니가 회사에서 해고통지를 받게 되고, 서른이 훌쩍 넘은 자신이 결혼은 커녕 남자친구도 없으며 부모님을 봉양하느라 모아놓은 돈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
재개발로 떠들썩한 동네를 떠나 서울외곽으로 이사를 한 고마니의 모든 인생사가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빈부의 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가난한 자들의 발악이 가감없이 표현되었으며, 속고 속이며 가난을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그 속에서 끔틀거리는 선한 양심을 발견하므로 '사람 살아내기'의 희망을 보게된다.
어린소녀에서 노처녀에 이르기까지 고마니네 가족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은 평범한 서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표현되었다.
곧 나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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