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

여디디아 2018. 7. 4. 16:06

책표지를 클릭하시면 창을 닫습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이기호 / 문학동네

 

꼼꼼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내 성격은 지랄맞다.

굳이 내 입으로 지랄맞다는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나를 아는 가족들과 가까운 친구들은 내가 그런줄을 익히 알리라.

한달 내내 출석체크하면 2000원의 교환권이 지급되는 교보문고를 출근하는 날마다 출석해 도장을 찍는다.

지난번에는 잊어버리고 도장을 찍지 않아 하나가 부족하여 1500원을 받았는데 얼마나 억울하고 아깝고 안타깝고 아쉽던지.

이후 출근하는 동시에 교보문고에 들어가 출석체크를 함으로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교보문고에 출석하면 커다랗게 신간이 소개되고 이런저런 책들이 타이틀로 소개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신간이 타이틀로 나타나면 두말할 것도 없이 일단 장바구니에 담는다.

조금만 신중했다면 책의 목차를 들여다볼 수 있는데, 무식한 나는 책 제목만 보고 한권이 모두 그 내용이란 생각으로 결제를 하고만다.

그러다보니 이런 불상사가, 쥐뿔도 없으면서 13,500원을 훌러덩 날리기(?)까지 한다.

 

최미진은 어디로

나정만씨의 살짝 아래로 굽은 붐

권순찬과 착한사람들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

오래전 김숙희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

한정희와 나

 

맙소사.

누구에게나 친절한~ 을 제외한 나머지 글들은 두번이상, 세번을 읽은 것도 있으니...

낚였다는 생각을 하다가 나의 불찰을 깨닫고는 웃고만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

P읍에서 자란 강민호는 은혜교회에 출석을 하다가 대학생활을 하고 사회인이 되고부터 교회도 다니지 않는다.

고향 땅 문제로 시골에 내려간 민호는 후배인 종수를 만나게되고 종수로부터 애인인 윤희의 무슬림에 입교한 사실과 히잡을 쓰고 학교에 출근함으로 학교에서의 처분을 기다리는 처지를 듣게된다.

후배 종수는 선배인 민호에게 윤희를 만나 히잡을 벗고 일상적인 생활과 교회로 돌아오기를 권면해 달라는 부탁을 하게되고

종수와 민호는 늦은 밤 집으로 향하는 윤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죠?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인색할 수가 있어요?"

"오빠 .. 민호오빠... 이제 이자 놀음 따윈 그만 좀 하고 사세요"

 라며 소리치는 윤희를 바라보며 지금 이 시간들과, 지금 이 풍경들과, 지금 이 느낌들이 그리 낯설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 더 이상 떠올리려 애쓰지 않았지만 무언가 중요한 연결고리가 내게서 툭, 끊어져버린 것을 깨달았다.(p.233)  

결국 부끄러운 자신의 일을 잊은채 윤희를 설득하고자 했던 자신을 외면하며 누구에게나 친절했던 오빠인지,

윤희에게 특별했던 오빠인지를 독자로 하여금 소설을 이어가게 만든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어쩐지 강민호가 귀여워 피식 웃음이 나온다.

 

부끄러운 일 앞에서 외면하는 양심,

나의 이익을 위하여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야하는 양심,

누가 누구를 나무랄 수 있을까.

 

     

 

'독서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일하는가?  (0) 2018.07.13
길이 되는 생각, 잠언  (0) 2018.07.05
그녀 이름은  (0) 2018.07.03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0) 2018.06.05
하나님을 듣다  (0) 2018.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