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희미하게
정 미 경 / 창비
2017년 1월 18일
암이 발병된 지 한 달, 병원에 입원하지 사흘만에 그녀는 훌훌 떠났다고 한다.
이웃들과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로, 하고픈 말이, 해야 할 말이 너무나 많은데 거짓말처럼 숨 줄을 놓았다고 한다.
대학시절, 이어령교수님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았고 글을 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숱한 문학상엔 불운했던 분,
후보작까지 올랐으나 본 상을 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커다란데, 2016년 문학상을 받고나서 무척이나 기뻐하셨다고 한다.
특별히 요란을 떨지 않아도 고정팬들이 많았을텐데..
나 역시 그분의 책을 기다리며 읽을만치 좋아하고 존경했었다.
다시는 다정하고 다감한 소설을 읽을 수 없음이 몹시도 안타깝고, 사무치게 그립다.
작가가 별세한 후, 유작으로 출간된 글이다.
며칠전 읽은 '당신의 먼 섬'이 유작이라기에 깜짝 놀라서 읽었는데 또다른 유작이...
내용은 이미 읽은 글들이 수록되었고 뒷 부분에 정지아, 정이현, 남편 김병종화가의 추모산문이 실렸다.
모두가 믿지 못하는 죽음, 거짓말인 듯 하여 추모 산문을 쓰는것 조차 믿겨지지 않는 추모산문을 읽으며
나 또한 이제서야 그분의 죽음앞에 슬픔으로 추모할 수 밖에 없다.
못
엄마, 나는 바보예요
새벽까지 희미하게
목 놓아 우네
장마
추모 산문
정지아
정이현
김병종
해설
백지연
이렇게 구성된 정미경의 유작은 여전히 따뜻한 글과 다정한 마음과 올곧은 길 위에 선 작가를 느끼게 한다.
지면을 휩쓸지 않아도 기다리는 독자들이 어디선가 나처럼 슬픔을 쏟으리라.
이름 석자를 타자하며,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던 하나의 바램이 봄바람처럼 쓸려 버렸다는 사실이 아프고
봄꽃처럼 이르게 스러져간 좋은 작가를 생각하며 내 방식으로 추모한다.
슬픔은 또 남겨진 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