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호위
조 해 진 / 창비
빛의 호위
번역의 시작
사물과의 작별
동쪽伯의 숲
산책자의 행복
잘 가, 언니
시간의 거절
문주
작은 사람들의 노래
조해진의 소설은 자주 접하면서도 뚜렷하게 기억이 없었다.
요즘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는 것이 많아(특히 문학상) 어디에서 어느 작품을 읽었는지,
누구의 작품인지를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만치 쉽게 지나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책을 읽다보니 50%는 이미 읽은 작품들이다.
작가도 기억하지 못하고 제목도 기억하지 못한채,
작가를 앎으로 다시 찬찬히 읽어보는 여유를 누렸다.
작품속의 주인공은 가난한 기억들이 대부분이다.
빛의 호위에서 나는 초등학교 반장을 맡은 후, 장기결석을 하는 권은에게 선생님의 명령으로 권은의 집으로 간다.
상상조차 어려운 가난하고 밀폐된 집, 쓰레기와 잡다한 물건이 쌓인 방은 어둠이 가득하고, 어둠속에 홀로 앉아 있는 권은은 어둠을 물리치기 위하여 태엽이 돌아가는 멜로디를 틀어놓음으로 어둠과 무섬증을 이기려고 애쓴다.
권은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나는 아버지의 카메라가 '돈으로 바꾸면 양식이 될 것 같아서' 권은에게 가져다 준다.
훗날 사진기자가 된 권은은 내가 준 카메라가 자신을 살렸다고 고백한다.
권은은 전쟁이 발발한 나라에 사진기자로 떠나게 되고 거기서 또다른 이야기를 만난다.
한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기 위하여 자신이 위험을 무릅쓴 알마 마이어와 장, 헬게 한스와 노먼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삶과 죽음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한다.
작가는 약하고 힘 없는 사람들을 많이 등장시킨다.
보육원에서 자란 사람, 가난에 찌든 사람, 대학강사에서 편의점 알바생으로 전락한 여성,
동생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한 언니와 그런 언니를 기억하는 동생의 낱알처럼 흩어진 마음들,
조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헤매이는 가난한 영혼들을 기억함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이 안락하고 따뜻한 곳만이 아니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쉽게 포기할 수 없고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곳임을 깨우치게 한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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