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너는 너로 살고 있니

여디디아 2018. 1. 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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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로 살고 있니

 

김   숨  / 마음산책

 

 

김 숨의 작품은 언제나 내 마음을 이끌고 몸을 끌어 당긴다.

편지소설이라고 하는데 수신인과 발신인은 결국 '나'이다.

가끔 어렵기도 한 누군가와 여전히 어려운 '나'에 대한 '나'.

 

화자인 '한선희'는 연극배우이다.

몇년을 무대에서 공연을 했지만 주연은 한번도 하지 못한채 조연의 역할만 했지만

주위에 있는 동료들 보다는 가장 오랫동안 배우로서 활동을 한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나'는 어느 날.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경주로 간병인의 신분으로 떠난다.

 

병실에는 11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경희'라는 마흔넷의 나와 동갑인 여자가 있다.

'나'는 침대위에 누워있는 '당신'(경희)를 간호한다.

타인인 경희를 바라보며, 어느 순간 '누워 있는 당신'이 '살아 있는 나'인 듯하여 마음이 쓰인다.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당신'을 돌보며 대화를 하는 내용이, '당신'에게 쓰는 편지 형태이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나'가 가 닿으려는 곳이 어디인지,

끊임없는 질문은 스스로를 혼돈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경주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역사 속에서의 경주를 설명하고, 조용하게 늙어가는 비둘기와 늙어가는 도시와 죽어가는 사람을,

고대문화유물이  살아 있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도시에서 둥글게 굽어진 능을 바라보며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굽은 눈으로 바라보는 화자의 마음이 가을날의 경주처럼 쓸쓸하다.

 

끝없는 질문속에서도 간간히 이어지는 사람사는 모양들을 잔잔하게 엮어놓았다.

글을 읽으니 새봄엔 경주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게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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