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여디디아 2018. 1. 18. 14:55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 동 영 / arte

 

평생 눈을 감지 않는 생선처럼 살아가면서 모든 순간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자신의 별명을 생선으로 지었다는 이 남자,

기이하고 별나다.

'기이하고 별나다'는 것은 자칫 괴상한 취미와 특이한, 어딘가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을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재능을 가진 남자라는 생각이다.

글을 쓰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 음악을 만드는 것, 음악을 정리하는 것 등등..

 

 내 영혼 끝까지 춥고 고독했던 경험들과 시간들이 쌓여

 내가 더 나다워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여정을

 이렇게 계속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당신은 어떻게 스스로 단단해지고 

 당신만의 세상을 배우고 있는지.

 

이 문장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살아간다, 떠난다, 돌아온다

세 가지 챕터로 짧은 에세이와 그림들이 빼곡하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지에서 글을 쓴 것이 계기가 되어 여행작가가 되어버렸다고 하지만

특별히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묶은 것은 아니다.

 

여행지에서 쓴 글들,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느낀 자기자신의 감정과 마음의 빛깔들,

혼자서 겪는 고독과 외로움과 또한 자유와 여유와 무엇보다 자신을 성찰하는 고백같은...

사랑도 하고 싶고 평생 기억되는 좋은 글도 쓰고 싶지만 결국은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닐까,

굳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삶이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다.

 

우린 무엇이 되고 싶어하고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한다.

자신의 영광만을 위해서 남을 아랑곳하지 않는 무례를 범하면서 말이다.    

"인생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지만, 내가 그 인생에서 함께 살아갈 사람들도 배려해야 한다는걸 알게 되었다"(p.23) .는

고백처럼, 나만의 인생이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세상이면 얼마나 따뜻할까.

마치 겨울을 견딘 후에 맞이하는 봄볕같은 포근함이 아닐까 싶다.

 

삶이란 어제나 오늘이나 그리고 내일도 만만한 것이 아님을 안다.

부대끼며 스치는 어깨들이 때로 피를 흘리고 생채기를 내고 흔적을 남김으로 가끔 지옥을 경험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감사하며 의미있는 삶을 살아내기 위하여 순간순간을 견뎌내는 것이 또한 삶이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감사하며 행복하기를 소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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