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우리가 녹는 온도

여디디아 2018. 1. 1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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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녹는 온도

 

정 이 현 / 달

 

 

 

그들은..

나는...

우리는....

 

녹는 것을 알면서도 눈사람을 만드는 그 마음에 대하여..

 

정이현의 짧은 단편집이다.

소설이라기엔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들,

 

친구의 이야기, 친구의 친구의 이야기, 직장 동료의 이야기, ..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때 마다 나의 이야기가 넋두리 같이 이어진다.

 

사람이 녹아진다는 것,

그만치 우리는  굳어 있고 얼어 붙은 마음을 지닌채로 살아간다.

마음이 아프고, 이별이 잦아서 슬픔이 기울고, 다시 사랑을 하고 기쁨이 충만해지고..

그렇게 살아내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리라.

 

그런 인생의 삶의 이야기들이 요란하지 않고 소소로이 펼쳐져 있다.

 

'녹는 것은 녹게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녹아내리다가 마침내 소멸하는 과정을 이제 마음으로 지켜볼 것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도 눈사람이 분명 여기에 있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사라진 것들은 한때 우리 곁에 있었다'  

 

올가미처럼 얽힌 관계들,

'너'의 잘못만 기억하고 '나'의 온전함만 어리석게 기억할 때 우리에게 남는 것은 상처뿐이다.

 

아이스크림이 혀 안에서 녹아 내리듯이,

겨울햇볕이 겨울이 만든 눈사람을 녹이듯이,

우리가 녹는 온도에 맞추어 녹아내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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