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당신의 신

여디디아 2017. 12. 14. 15:50

당신의 신

 

당신의  신

 

김   숨  / 문학동네

 

 

촘촘하지 못한 내 성격이 빛을 발했다.

책 한 권이 만원이 훨씬 넘어 13000원에서 15000원을 하는 현실인데,

작가만을 본 채 덥석 집어든 나의 불찰이다.

 

김숨의 신작이라며 '당신의 신' 이라는 책이 소개되었기에 들추어보지도 않은 채,

붕어가 맛난 미끼를 물듯이 그렇게 물었다.

 

책을 읽으려고 펼치니 아뿔싸... 불과 며칠 전에 읽은 책 속에 들었던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있고

2~3번을 읽은 읍산요금소가 들어 앉았고, 마지막 꼭지 '새의 장례식'만 새로운 내용이다.

엉~~엉

 

한겨레문학상 수상집에 실렸던 김 숨의 이혼과 오래전 출간된 읍산요금소, 그리고 새의 장례식의 주인공은 모두가 '여자'이다.

'이혼'의 여자주인공 민정은 이혼협의조정실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 중이고

'읍산요금소'의 '나'는 이혼 후 아들 하나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읍산요금소의 부스안에서 요금을 받는 이혼녀이고

'새의 장례식'에서의 그녀는 이혼 후 5년만에 재혼을 하여 다른 남자와 살고 있는 여자이다.

 

굳이 보자면 현재진행형의 '이혼'과 (이혼)

이혼 후 생계를 위하여 하루종일 부스안에서 지나는 자동차 안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숨짓는 과거형의 '읍산요금소'의 이혼과 ,

재혼을 하여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혼 후 새출발을 한 미래형의 이혼 (새의 장례식)을 이야기한다고 해야하나.

 

이혼의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남편의 폭력을 견딜 수 없어서 이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대물림한 폭력성 때문에 스스로 이혼을 결심한  남자 (새의장례식)도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하여 결혼생활을 포기하고 이혼을 요구하는 민정에게 남편 철식은

'당신이 시를 쓰는 것은 영혼을 구원하기 위함이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민정은 "당신의 신이 아니다"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대변한다.

 

이혼이란 것이 참 쉽다.

그럼에도 선듯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체면 때문일까? 

생계의 위협 때문일까?

대충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지 하는 체념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의 삶이 행복해서일까?

어느 하나도 명쾌하게 대답할 수가 없는 것이 지금의 내 마음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책 값이 아까워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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