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여디디아 2017. 12. 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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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이 어 령 / 열림원

 

문학으로 읽는 바이블..

'지성에서 영성으로' 그 이후 10년

의문과 믿음의 문지방 위에서 외치는 심연의 목소리

 

  밥이나 떡은 알아도 빵과 케이크가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

학은 알아도 비둘기는 모르고 소리개는 봤어도 독수리는 말로만 들었던 사람,

염소와 소를 쳐다 본 적은 있으나 양을 몰고 낙타를 타본 적은 없는 사람,

진달래, 찔레꽃은 좋아해도 백합과 장미 향기는 맡아본 적이 없는 사람,

보리밭, 콩밭에서 일해본 적은 있어도 포도원, 올리브 동산에서 땀 흘린 적은 없는 사람,

험한 산에서 길을 잃었어도 광야를 헤매면서 목이 타본 적은 없는 사람,

정화수 떠놓고 빈 적은 있지만 피 흐르는 번제를 드린 일은 없는 사람.

 

  이렇게 생활과 문화 코드가 다른 사람들이 성경을 읽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생각을 적은 것이 바로 이 작은 책입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7년전 세례를 받으시고 신앙생활을 하고 계시지만 아직도 자신은 '문지방에 서 있는 사람'  이라고 한다.

이미 문지방을 넘고 들어섰다는 사람이 오히려 위험하며 교만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설명해 주신다.

우리의 믿음이 크고 깊다는 착각은 결국 자신을 신과 동급으로 생각하며, 교주가 되고 이단이 되는 것을 나타낸다.

이 책을 통하여 믿는 성도들을 향하기 보다는 리더들을 위하여 바른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세계적으로 크고 위상을 떨치다보니 자연스럽게 목회자들까지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채

높은 위치, 권위를 내비침으로 성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하는 일들이 자주 있다.

자신을 믿음위에 굳게 서서 흔들림없다는 자만 보다는 하나님앞에서 늘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원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며, 구원의 감동으로 기뻐하는 삶, 사랑을 실천함으로 정진하는 삶이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란 것을 되돌아보게 한다.

 

목회자들은 신학(神學)을 가르치지만 자신은 시학(詩學)을 가르치고 전한다는 말씀이 이채롭다.

세례를 받고 구원의 길에 들어서고 살아계시는 하나님과 나를 위해 십자가 지시고 부활하신, 세상 유일의 신을 믿지만 스스로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시며 일반인들에게 성경을 좀 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으로 풀어서 가르치신다.

다른 책처럼 딱딱하거나 지나친 철학적으로 긴장하게 만들지 않으며, 성경에 대한 이해와 쉬운 풀이로 독자들로 하여금 성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하셨다.

매 단락마다 詩를 쓰셔서 감사하게 하시니 더욱 감동이 크다.

知識으로는 이미 누 구도 범접치 못할 선생님이, 이제는 영성으로 당신의 노후를 풍성하게 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감사한지.

 

오늘날의 교회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정의없는 사랑'이나 '사랑없는 정의'가 판을 친다.

정의는 없으면서 교회라는 공동체를 이용하여 눈물과 약한 모습으로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며, 정작 스스로는 자기 몫의 모든 것을 그악스럽게 챙기는 사람을 보면 가증스럽다.

또한 사랑은 없으면서 오직 정의 하나만을 위하여 상대방을 완전히 무시하며 자신의 주장만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그 무례함에 내가 부끄러워진다.

물론 나 또한 '사랑없는 정의', '정의 없는 사랑'으로 시건방을 떨었을 것이다.

가능하면 교회에서 내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한쪽의 말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당신의 앎이 우선이 아니며, 나를 위하여 십자가 지신 예수 그리스도, 다시사신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를 인정하며

믿음으로 영성이 풍부해지기를 바라는 이어령선생님이 존경스럽다.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우리곁에 계시기를 기도하며... 감사드립니다.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다만 숟가락 두 개만 놓을 수 있는

식탁만 한 집이면 족합니다

밤중에는 별이 보이고

낮에는 구름이 보이는

구멍만 한 창문이 있으면 족합니다

 

비가 오면 작은 우산만 한 지붕을

바람이 불면 외투 자락만 한 벽을

저녁에 돌아와 신발을 벗어놓을 때

작은 댓돌 하나만 있으면 족합니다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다만 당신을 맞이할 때 부끄럽지 않을

정갈한 집 한 채를 짓게 하소서

그리고 또 오래오래

당신이 머무실 수 있도록

작지만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짓게 하소서

 

기울지도

쓰러지지도 않는 집을

지진이 나도 흔들리지 않는 집을

내 영혼의 집을 짓게 하소서

(p.13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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