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드스토리

근본

여디디아 2017. 11. 23. 16:20

어제 있었던 일이다.

너무 힘이 들어 저녁에 시누년들한테 카톡을 보냈다.

 

추운데 별일 없나요?

김장은 했는지요?

 

아가씨들!!

마지막 소원이자 부탁이 있어서요.

두 번 다시는 이런 부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많이 망설이고 참았는데 지금은 제 상태가 최악입니다.

정말 죽거나 미쳐버릴 것 같아서 부탁합니다.

아버님 잠시라도 좀 모셔가셔요.

얼마간이라도 나를 자유롭게 도와주세요.

이런저런 이유는 생략합니다.

다만 지금 저는 죽을 것 같아요.

살려준다고 생각하고 좀 모셔가시면 좋겠습니다.

부탁합니다.

 

큰 시누이 답장입니다.

김장은 아직 못했어요.

나도 오랫동안 시모가 계셨고 시모가 수십번 입퇴원을 번복해도 다 치루었습니다.

교회 안다니고 하느님 안믿어도 다 겪고 지나갔습니다.

선희도 90 넘은 시모가 치매증세가 심해 매우 힘들어하고 있구요.

우리가 각자 겪어야 될 일은 해야지요.

하느님께 기도하세요.

빨리 좋은데 가시게 해달라고,

도와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나의 답장

알았습니다.

제가 워낙 믿음이 없어서 그런 기도를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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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을만치 부들부들 떨리고 짓밟아 비틀고 싶었다.

욕이란 욕은 다해 보았다.

쌍욕, 쌍쌍욕.. 읽은 것, 들은 것, 아는 것, 모르는 것,

전라도욕, 경상도욕, 충청도욕...    

 

오늘아침 혼자 산에 오르며 벌벌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혼자서 10번을 외쳤다.

 

"야, 김 x 희,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한거야.

 그런 부모 밑에서 뭘 배웠겠어?

 그 부모에 그 딸 년이지.

 천하에 근본없는 년..." 

 

산이 욕을 하든지 말든지 욕을 하고나니 좀 시원해졌다.

 

그리고는 회개했다.

더 이상 악한 생각, 악한 마음이 내 마음에 들어오지 않게 하소서.

 

'원수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하시고 또 다시 주께서 그의 백성을 심판하리라 말씀하신 것을 우리가 아노니'

   (히브리서 10장 30절 )

 

*시누이 시어머니는 결혼 10년이 되기 전에 돌아가셨고 모시지도 않았다.

  작은 시누이 시어머니  모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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