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늘을 기억해 준다면
크리스 그레이엄, 웬디 홀든 / 손영인 옮김
성공했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실패했다고 다 망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용기다. 윈스터 처칠
참 특별한 책을 읽었다.
책을 읽는내내 감동했고 덮는 순간까지 크리스 그레이엄의 건강을 염원했다.
가난은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똑같다.
누구도 구제할 수 없는 가난, 어린시절의 가난은 '내'가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며, 벗어날 수도 없는 것이며, 기도한다고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기적같은 것도 아니다.
영국의 어느 집안에도 이렇게 가난한 집안이 있고, 주변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있었다니 좀 놀랍다.
선진국이며 신사의 나라에서는 이러한 가난은 없어야 한다는 우물안 개구리인 내 생각이다.
크리스 그레이엄,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하여 죽음을 맞이하고 형 토니마저 알츠하이머란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다.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하여 크리스는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게 되었고, 형 토니는 남의 집에 입양이 되어갔다.
누나 에인지와 동생 리지만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게 된 정말 가난한 집안임을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를 앓았던 아버지는 크리스가 어릴적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어머니는 재혼을 하게 된다.
아동보호시설에서 살았던 크리스는 열여섯에 군인이 되기 위하여 병무청에 신청서를 작성하여 가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열여덟이 되자 크리스는 군대에 입대를 하게되고 군인이란 사명을 즐기며 열성적으로 군생활에 임하게 된다.
키도 작고 몸집도 작아서 구르카란 별명을 얻었지만 누구보다 열심으로 훈련한 크리스는 준위 승진에도 통과한다.
준위 승진에 통과한 크리스는 발령을 앞둔 날, 상사에게 자신의 아버지와 형으로 이어지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유전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말했고 이를 위하여 군에서는 자세한 검사를 하게 된다.
군 생활에 조금도 지장이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보고를 한 크리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7년 후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크리스 또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군 생활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대를 너무나 사랑한 크리스는 절망했지만 거기서 주저앉지 않는다.
기이하게도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던 날, 여친인 비키가 임신했다는 소식도 듣게 된다.
아버지를 알츠하이머 치매로 하늘나라로 보내고 형 토니가 알츠하이머로 입원해 있는 모습을 보면서 크리스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사람들을 위하여, 치료약을 위하여 기금모금을 하기로 한다.
평소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던 크리스는 자전거로 2만 6천킬로미터를 달리기로 계획하고 실행에 나선다.
캐나다를 출발하여 미국을 돌아 다시 캐나다로 돌아오는 계획을 세운 크리스는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
예정보다 4개월을 앞당긴 238일만에 목적을 이룬 크리스의 자전거 여행의 일정이 상세하게 담겼다.
영하 40도에서 영상 50도를 오르내리는 거리를 자전거로 달리는 크리스의 용기는 정말 대단하고 감격스럽다.
여행 중에 만난 고마운 사람들, 크리스를 응원하며 기금모금에 동참해주는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힘을 얻기도 하고
사나운 짐승과 거대한 트럭, 그리고 무서운 사람들을 만나 죽음의 공포에 이르는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길을 잘못 들어 고생을 하는가 하면 곳곳에서 지인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도 하며 함께 자전거 여행에 동참하기도 한다.
크리스가 무사히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아내 비키는 새벽까지 그의 곁을 인터넷으로 지키며 숙박할 곳과 야영지,
가야할 길과 날씨를 자세하게 알려준다.
크리스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자전거 여행,
아직 자신이 온전할 때 자신의 모습을 담기 위하여, 자식들에게 자신이 모습을 들려주기 위하여 담은 이야기,
50% 확률을 지녔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긍정의 힘을 전하기 위하여,
여행중에 일어나는 과정들을 지나간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글로 엮어낸 책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지난 봄에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병이다.
겪어보지 않으면 결코 이해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치명적인 병이다.
본인은 아무 의식이 없지만 주변 사람들의 고통이 더 크다.
알츠하이머의 유전자가 유전된다는 사실이 무섭다.
미리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대비하며 기금모금에 앞장 선 크리스가 대단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또한 어떠한 상황이라도 웃음을 잃지 않고 유머로 승화시키는 능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행하게도 이 책이 출간된 2016년 여름까지 그의 건강이 괜찮았다니 다행이다.
알츠하이머를 치료하는 약이 속히 개발되어서 몹쓸 병이 더 이상 인간을 괴롭히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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