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 수 현 / 마음의숲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
나이를 들수록 사람을 사귀는게 참 두렵다.
특히 몇 년 전에는 믿었던 사람들, 먼저 다가와 친구가 되기를 원하던 2명의 사람들로부터 너무나 큰 아픔을 겪었기에
사람들에 대한 경계가 생기고 먼저 다가오는 사람은 특별히 한 줄을 그어놓게 되는 나답지 않은 일까지 생겼다.
자기의 자존심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기레기로 만들고, 더 나아가 몹쓸 인간으로 만들어 동네방네 소문을 내기도 하고
수화기 너머에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쏟아내는 모습에 나는 경악했다.
시간이 흐르고나니 그 말을 들었던 사람들이 오히려 내게 사과를 해왔다.
특히 친구로 여겨지던 마음이라 그 배반감은 말로 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때 누군가 말을 했다.
"그런 사람은 이미 친구가 아니기에 늦기 전에 하나님께서 가지를 치신 것이다.
마음 두지 말고 이참에 내려놓으라"고..
이런저런 말들과 행동들, 그리고 이런저런 사람들과 부딪치며 살아가다보니 이제는 상처받기가 싫다.
물론 나로 하여금 상처 받은 사람들도 있었을테지만 지금부터라도 조심하여 나로 하여금 상처받는 사람들이 없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비가 잦은 이 여름에 말에 대한 책들을 마구잡이로 읽어대고 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작가 김수현은 요즘 표현으로 사이다이다.
글 중간중간 혼자서 욕을 하기도 하고 내 마음에 들어있는 표현을 거침없이 쏟아놓기도 하여 독자로 하여금 사이다를 느끼게 한다.
내 주변의 이야기들이 곧 사람살이의 이야기이며, 어른살이의 일들이란 걸 깨닫고 조금 위로를 얻는다.
그렇기에 당신이 알아야 할 분명한 진실은
사실 누구의 삶도 그리 완벽하지 않다는 것
때론 그 사실이 위로가 될 것이다(p.48)
어디서나 사람의 종류는 가지가지이다.
특히 사람을 사귈 때 학력, 재력, 집안 등등을 보면서 사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무례함과 건방짐에 대해서도 속 시원히 한방을 날려주는 쾌감이라니..
무례하고, 천박하며, 자기 기준에 따라 사람을 선별하는 이들
... 함부로 떠드는 그들이 자신의 편협함을 혹은 무례함을 혹은 속물됨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가 부끄러울 이유는 없다. (p.175)
이런 사람이 내 주위에 있다. 그 사람이 보아야 할 텐데... 아쉽다.
모든걸 아는 척 하지만 책 한권 읽지 않을 것이 뻔한 인간이다.
글을 읽으며 내 속에 갇힌 문제들이 하나씩 발견되고 해답을 얻게되고 치유가 됨을 느낀다.
무엇보다 우리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에게 칭찬을 받기보다 미움받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우리의 안전은 서로를 밀어낼 때가 아니라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줄 때 얻어진다
그러니 은근한 차별과 밀어내기 경쟁을 중단하자.(p.231)
글을 읽으며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인정한다.
타인의 눈에 비치는 내가 아니라 나로서의 내가 가장 소중한 것을 인식하고 좀 더 당당하고 멋지고 편안하게 살기로 하자.
지금까지의 삶이 한 순간에 바뀔 수는 없지만 최소한 더 이상 남에게 모욕당하는 나는 되지 말자.
나는 나로 살기로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이 가장 큰 일임을 잊지 않아야겠다.
당신이 누군가가 필요하듯이
누군가도 당신을 필요로 하며
완벽하지 않은 우리는
그렇게 서로 기대며 살아간다.(p.185)
<아는 형님>에서 서인영이 제시의 가슴을 가리키며
"왜, 가짜야?"라고 하니,
제시 왈, "가짜든 말든 뭔 상관이야."
그래, 네가 무슨 상관이야.(p.177)
일러스트와 함께 쓰인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저런 싸가지들이 기생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마. 아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