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의 용기
한 비 야 / 푸른숲
앞으로 한 발짝 내딛게 만드는 힘
1그램의 용기
오랫만에 한비야의 책을 만났다.
글을 읽는 내내 앞에서 빠른 말투로, 중간중간 반쯤은 웃음으로 조곤조곤, 때론 강렬하게, 때론 부드럽게 또 때론 조용하게 둘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 같아서 참 좋다.
몇 년전에 광화문 어느 카페에서 만나 긴급구호팀장으로서 겪은 이야기와, 가난한 지구 곳곳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며 먼지로 날리는 흙들이 밀가루였으면 좋겠다던 그 말이 아직도 쟁쟁하게 들리는 듯 하다.
사진을 찍으며 "우리 친한 척 하자"며 마치 오랜지기인 듯이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아직도 오롯하다.
1그램의 용기,
나만 그런줄 알았다. 이제는 체념하고 포기하고 그냥 대충 지나며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것이..
다시 도전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여 주어지는 대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나보다.
그러다보니 이웃을 돌아보기는 커녕, 나 하나 먹고 살기에도 늘 분주하고 빠듯할 수 밖에 없다.
이웃의 고통을, 아픔을 돌아보지 못하고 애써 외면한채 살아가는 그런 이기적인 삶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나에게 한비야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가지게 하며 용기를 가지게 하며 가슴을 뛰게 한다는 사실이다.
가슴 뛰는 일을 하라는 말을 하지만 지금 내게 가슴뛰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하니 암담하다.
이번 책에는 한비야라는 사람의 삶의 총체적인 것들을 압축해 놓은 것 같다.
1장 소소한 일상
2장 단단한 생각
3장 각별한 현장
4장 씩씩한 발걸음
1장에서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거짓없이 늘어놓은 것은 마치 마주 앉아서 긴긴 수다를 끊어지지 않은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하다.
여기서 격한 공감을 느끼고 친구같이 여겨지는 것은 '그래, 나 길치다'와 산을 좋아해서 북한산을 1000번 이상 오르내릴 정도로 산을 좋아하고 언제 어디서든 산을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2장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단단한 생각으로 인하여 이루어낸 자신의 삶들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결코 쉽지 않은 공부와 다시 시작한 이화여대 교수의 자리 등 나이가 들어가도 쉼없이 공부하는 열정을 보면 대단하기 보다 좀 특별한 사람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3장에서는 구호팀장으로서 세계곳곳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죽을 고비를 넘기는 순간과 어려운 재난속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열정과 사명,
그들로 인하여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나는 것을 보고, 그 속에서도 화나는 일들과 분노하는 일들, 또한 매끄럽지 않은 행정과 실무의 불일치를 보며 스스로 다시한번 박사과정을 밟아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하기 위한 각오를 확인한다.
4장 씩씩한 발걸음에서는 현재 맡고 있는 여러가지 직분들을 감당하는 모습,
한비야이 뒤를 잇고 싶어하는 후학들에게 들려주는 말과 등산 중에서 만나는 헤프닝과 우리의 모습과 자신을 오늘에 있기까지
묵묵히 기도하며 버팀목이 되어준 분들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말도 잊지 않는다.
12월 4일 부산 센트럴에서 한비야의 강의가 있어서 4월에 예약을 했다.
좀 더 가까운 곳에서 그녀의 환한 미소와 삶의 생생한 현장을 느끼며
눅눅해진 내 삶의 방향을 다시 1그램의 용기로 재정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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