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김 박사는 누구인가?

여디디아 2017. 6. 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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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 문학과지성사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수상작...

이라니...

김승옥 문학상이 제정된 것을 이제껏 몰랐다. 이런~~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마음놓고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그때.

김승옥과 이청준을 만난 건 친구 남숙이를 통해서였다.

남숙이 말이

"이청준과 김승옥의 차이가 뭐냐?"라는 난해한 질문을 했을 때...

"이청준의 글은 무겁고 김승옥의 글은 질기다"라고 말했는데... 뭘 안다고 그런 소리를 했는지.

이미 40년 전 이야기가 아닌가.

 

이기호의 작품은 여전히 유쾌하다.

그냥 유쾌한 것만 아니고 이번 소설엔 어쩐지 해답을 요구하는 듯한 문장들이 몇 개 있는데 난 그 해답을 모르겠다.

책의 제목인 '김 박사는 누구인가?' 역시 최소연이라는 임용고사에서 몇 등안에 합격할 것이란 자신이 넘치는 여자가 2점 차이로 낙망하고 다시 노량진에 들어가 전화도 끊고 친구도 끊고 오직 임용고시만 매달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누군가가 자신에게 잠시 후에 일어날 일을 또렷하게 자기의 귀에다 속삭이는 소리를 듣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김박사에게 메일을 보내게 되고 김 박사는 고민을 듣고 답장을 해주는 형식이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하여 최소연의 부모님과 가정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

과연 김 박사는 누구인지... 나도 모르겠다.

 

행정동

밀수록 다시 가까위지는 

김 박사는 누구인가?

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탄원의 문장

이정(而丁)- 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2

화라지송침

내겐 너무 요란한 팬티 한 장

 

8편의 중단편이 도톰하게 실린 책이다.

그 중에 한 두편은 이미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이지만 다시 재미나게 읽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재미나게 읽은 내용은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이다.

가족의 이야기, 할머니와 아버지와 그의 형제들, 그리고 다시 나와 누나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

그 중에 결혼하지 않은 막내 삼촌과 삼촌을 결혼시키기 위해 프라이드 자동차를 사 준 할머니가 중심이 되었다.

그 과정들이 얼마나 재미나게 표현이 되어있는지,

 "자동차는 용돈주고 손주는 용돈안줘?"

"자동차 보다 못한 손주"라는 등... 할머니에게 따져드는 손주의 응석이 귀엽고, 그런 손주보다 장가들지 못한 막내아들을 걱정하는 할머니의 속쓰림이 또한 즐겁다.

 

소설은 여전히 중심이 '오늘'에 있음을 깨닫는다.

뉴스에서 접했던 소식들이 소설로 이어지고

일상의 사소한 가족간의 이야기가 또한 영화처럼 소설로 펼쳐져 있다.

특히 '내겐 너무 요란한 팬티'는 작가의 자서전이라 더욱 즐겁고 또 아슬아슬하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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