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 클
신경림 엮음 / 책읽는섬
신경림 시인이 가려 뽑은 인간적으로 좋은 글
1부 품속에서 꺼낸 삶의 한 잎
2부 길 위에서 만난 꽃송이
3부 사람, 늘 그리운 나무
몇년 전 교보문고에서 문학여행을 떠날 때 처음으로 함께했던 시인 신경림,
자그마한 체구에 수줍음까지 곁들여서 사람을 참 가리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개량한복에 사람좋은 미소를 가득하게 품고 다니신 분이시다.
그때 여행했던 곳이 강원도 아우라지였었음이 기억난다.
뭉클
우리는 책을 읽다가, 신문을 보다가, 말을 나누다가 '뭉클'해질 때가 있다.
감동과는 다른 것,
준비없는 마음에 출렁거리며 물결을 일으키는 것,
멀미를 하듯이 안엣 것이 겉으로 액체가 되어 넘어 오는 것,
그리하여 한동안 멀미를 하듯이 마음속을 휘저으며 동그란 물결을 일으키는 것..
그래서 조금 더 선량해지고 조금 더 긍휼해지는 힘이 생기는 것..
뭉클한 글을 모아 엮은 책이라 읽는내내 행복해진다.
물론 엮은이가 느끼는 감정과 내가 받아들이는 감정과는 온도의 차이가 있어서 똑같지 않을 수도 있고
시인이 느끼는 것과 일반 무지렁이인 내가 느끼는 것의 차이 또한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부분을 뭉클한 것이 나를 덮쳤으며 남은 책장이 줄어들수록 나는 조마조마했다.
한 편 한 편의 글들이 그야말로 주옥같은 글이다.
나이가 들어도, 우리가 조금씩 늙어간다고해도 우리 마음속에 들어있는 감성이란 것은
아름다운 것과 빛나는 것과 소중한 것을 기억한다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글이 주는 힘,
얼마나 위엄차고 힘이 있는지,
소중하게 느낀 시간이었다.
아쉬운 것은 책 중간중간에 꽃이 너무 많이 들어간 이유로 내용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독서시간 내내 내가 치유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