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4월 제주도 함덕해수욕장 서우봉둘레길

여디디아 2017. 4. 28. 18:27

 

 

 

 

 

 

 

 

 

 

 

 

 

 

 

 

 

 

 

 

 

 

 

 

 

 

 

 

 

 

 

 

 

 

 

 

 

 

실물보다 200% 이쁜 사진... 그래서 맘에 쏙~~

 

1~2년 전 인가?

블친인 카라권사가 제주도에서 서우봉둘렛길을 걸으며 세상을 다 가진 폼으로 블로그에 떡~~하니 올려 놓았을 때, 그때부터 별렀다.  지난해 세현이와 갔을 때는 유채꽃이나 갯무꽃이 지고난 황량한 들만 남았기에 올라가지도 않고 함덕해변에서 폼만 잡았다가 왔었다.

서우봉의 유채꽃과 갯무꽃이 아주 아름답다는 썬님의 소식에 이어 영기씨의 강조함까지, 그러지 않아도 이번 여행에 담었던 곳인데 날씨까지 끝내주는 날이니 말해 무엇하랴.

 

함덕해변에 들어서니 세현이가 배낭에 든 커피를 무시한채 이름도 요상스러운 딸기맛의 음료수를 사던 카페를 다시금 돌아보고 1박 2일에서 한효주가 출연한 카페를 올려다보며 어쩐지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커피 한잔을 하기로 했는데...

제주도에 온 사람들은 모두가 이 카페에 들리기라도 하는지, 바글바글한 것이 카페가 아니라 시장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와 빵(옆 건물에서 직접 빵을 구웠다)을 주문해서 먹으니 두말하면 잔소리지.. 맛있다. 

 

함덕의 물빛을 무엇에 비교할까.

옥빛? 비취빛? 에메랄드?

모두가 다 맞는 표현임에도 2% 부족한 곱고 청아한 물빛.. 

때묻지 않은 어린아이의 맑고 청아한 노랫소리와도 같고  고요한 사찰의 풍경소리와도 같은 그런 물빛이다.

 

부부란 비슷한 마음들을 기대며 살아가는 것인가 보다.

우리부부는 비양도가 가장 좋았다고 하는데 경자부부는 서우봉둘렛길이 가장 좋았다고 입을 모은다.

몇십년째 주말부부라 카메라만 들이대면 영화배우들 같은 폼이다. 

마주보는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얼굴을 만지며 어깨를 걸치는 몸짓에는 하와이에서 함덕해수욕장을 지금 막 건너온 느끼한 버터처럼 끈적거린다. ㅋㅋ   신혼부부도 아닌데 단지 주말부부라는 사실이 저렇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알지 못하는 DNA가 경자부부에게 숨어있는 것일까?

아님 무얼하든지 시큰둥하고 시비나 걸려는 우리 부부가 이상한 것일까?

 

서우봉둘렛길..

해안을 따라서 걷다보니 막다른 길이라 누군가 미리 만들어둔 오르막을 따라서 유채꽃이 한들거리는 둘레길로 들어섰다.

노란유채꽃과 보랏빛의 갯무꽃과 비취빛의 바닷물, 청명한 봄 제주도의 하늘, 

어디 하나 흠 잡을데 없는 완벽한 봄의 풍광이다.

비양도에서 퍼부어대던 감탄사에다 이쁘다 이쁘다를  들어부으며 걷는 길은 행복하고 즐거워서 시간이 딱 멈추어 주었으면 싶어진다.

 

서우봉을 나와 숙소로 향하는 길에 청견(귤의 신상)을 사서 용인으로, 가양동으로, 마석으로 한 박스씩 보낸다.

물론 나는 빈 손이지만 보내는 기쁨은 받는 기쁨보다 훨씬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