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부터 참 좋아한 친구 숙이
푸짐하게 챙겨준 순대 곱창 머릿고기 국물까지.. 다대기까지..
곱창볶음
곱창 찌개
부활절에 청주로 내려가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청주에 사는 순태를 생각했다.
새생명교회와 그리 멀지 않은 곳임을 알고 있는데 잠시라도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오래전 서방과 함께 다녀오기도 했고,
작은아들 세현이가 대학졸업을 앞두고 본사가 청주에 있는 회사에서 신체검사를 하라고 해서 세현이와 함께 들리기도 했었다.
청주까지 갔다가 얼굴도 못 보고 오는 것은 아닐까..
다음날 아침 일찍 서울로 와야 한다는 사실에 결정도 하지 못한채 마음속에만 담은채로 청주에 도착했다.
반가운 분들과 만나서 식사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 중에 문자가 왔다.
"오늘이 부활절이라고 3층에 있는 교회에서 계란을 가지고 왔네.
갑자기 친구인 진옥이가 생각나서 문자보낸다. 잘 지내지?"
교회만 보면 나를 생각하는 친구들이 꽤 많다. 어릴적부터 예수쟁이라고 불렸으니...
우리가 어릴적부터 좋은 친구로 지내왔고 모임이 있으면 올 수 있으려나 가장 먼저 궁금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문자나 전화도 잘하지 않는 그런 친구이다.
지난 세현이 결혼식에 못온다고 미안하다며 축의금을 보내고 전화까지 왔었고 그러곤 무소식이었는데
이렇게 마음이 通하여서 문자가 날아오다니..
청주에 온 사실을 알리자마자 전화가 왔다.
"여기까지 왔으니 가게에 들러서 식사도 하고 순대랑 곱창 좀 가져가라"는 것이다.
식사를 했다고 하니 "아니, 거기서 먹으란 것이 아니고 집에가서 남편과 아이들과 먹으라고" 란다.
말만으로 충분히 고맙다고 말하니 당장에 오라고 한다.
지난번 아들과 왔을 때 빈 손으로 보내서 늘 마음에 남았다고 ....
세현이와 순대국을 아주 맛있게 먹었었고 얼굴을 보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했는데 숙이의 마음은 그것이 아니었나 보다.
택시비를 줄테니 꼭 오라고.. 아니면 내가 그리로 가겠다고 말을 하니 꼼짝할 수가 없다.
카라권사의 수고로 '수곡동 참맛나'순대에 들어서니 바쁜 중에서도 숙이가 너무 좋아한다.
(어릴적 숙이라고 불러서 순태라는 말이 잘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난 언제나 숙이라고 부른다).
구미구미 챙겨놓은 보따리들,
꼭 가져가서 먹으라고 챙겨놓은 보따리를 보니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다.
이 정도면 몇 사람의 손님들에게 내 놓을 수 있는 양인데...
며칠전 초등학교 동기회에서 친구가 선물로 준 멸치를 나누어 주며, 그렇잖아도 하나 사서 내게로 보낼 생각이었다고 하니...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부끄럽다.
작은 몸으로 혼자서 일을 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한데 이렇게 얻어서 가다니...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하다.
곁에서 본 카라권사가 친구의 마음을 생각하고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가져가라며 짐을 챙겨준 덕분에 며칠을 잘 먹고 있으니...
사무실에서 서방이 곱창전골로, 곱창볶음으로, 순대국으로 그냥 먹기가 아깝다며 낮술까지 한 잔하는 일까지 생겼다.
순대가 껍질도 부드럽고 맛도 구수하고 고기도 아주 맛있다고 난리이다.
덕분에 며칠을 과식으로 다이어트는 말로만 하고 몸은 먹은만큼 불어났다.
숙이를 만나고 오는 길에 잠시 나를 돌아보았다.
친구들에게 한 것이 없는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미안하다.
곁에서, 먼 곳에서 친구들이 나를 기억하며 나를 응원해주고 믿어준다는 사실이 얼마나 든든한지.
나의 단점을 보지 않고 장점을 들추고 세워주는 친구들, 끊임없는 기도로 나를 지켜주는 친구들..
이런 친구들이 곁에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고, 또한 앞으로 내 삶의 방향까지 제시하게 한다.
사랑하는 친구 숙아!!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길 바랜다.
소중한 네 마음이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워 나는 봄볕처럼 따사롭고 행복해졌단다.
사랑한다,
내 친구 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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