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수요예배 시간에 조대욱목사님이 멋진 말씀으로 설교를 하시는데 눈으로는 보면서 입으로는 웃고,
마음은 다시 하나님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회개와 다짐이 교차하고
성령께서 내 마음을 만지심에 감동하는데 민망하게 하품이 멈추질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품하는 횟수는 잦아들고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겨지고...
예배가 끝나자 옆에 앉은 집사님이 묻는다.
"권사님 많이 피곤하신가봐요".. 에고..
화요일 밤, 10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는데 12시에 잠이 깼다.
눈은 떠졌지만 누워있을 수도 없고 눈을 감고 있을 수가 없는 희한한 현상이 시작된지 한달이 되어간다.
어딘가 뚜렷하게 말할 수 없지만 상체의 어느 부분부터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희븀한 안개가 나를 지배하는 것 같다.
그에 따라 표현할 수 없는 은근한 기분나쁨이 내 온 신경을 지배한다.
잠은 퍼부어대는데 누워있으면 답답하고 기분이 언짢고 눈을 감으면 다시 미칠듯해서 눈을 감을 수도 없다.
일주일에 두서너번, 하룻밤에 한두번 깨어서 두어시간 잠을 못자고 나면 아침이면 피로가 충만하다.
그런데 화요일 밤에는 12시에 깬 잠이 도대체 자리를 찾지 못해서 나를 허둥거리게 했다.
TV.를 켤 수도 없고, 밖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나갈 수도 없다.
치매의 초기증상처럼 서랍을 열어 옷 정리를 하고, 옷장을 열어 화장품이니 뭐니 보자기에 싸기도 하고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하다보니 배가 고프기까지 하다.
그래도 오지 않는 잠을 포기하고 성경을 읽기로 했다.
다니엘부터 말라기까지 100여장을 읽고나니 새로운 아침이다.
사정이야기를 했더니 걱정하는 얼굴로 기도하겠다는 집사님의 기도에 의지했다.
어젯밤은 꿀잠을 잤다.
전도사님과 두 신집사님들의 기도가 있었을 것 같은 확신에 오늘 감사의 문자라도 보내야지 하며 아침산행을 잠시 다녀오는데
신집사님이 커다란 봉지를 들고서 사무실로 들어선다.
거의 띠동갑인 집사님은 조용하고 자신이 할 일을 최선을 다하며 모범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서 늘 마음이 간다.
호산나찬양대에서는 꼭 내 옆에 앉겠다며 함께 찬양을 하기도 한다.
"어제 권사님 못 주무신다는 말씀에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어요.
무슨 과일을 좋아하실지 몰라서 그냥 이렇게 담아왔으니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라는 말에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진정이 내게로 스며들어 나를 감동시키는 집사님,
나보다 훨씬 아래인 동생집사님이 이렇게 마음을 써 주다니.. 얼마나 감사한지.
사랑하는 집사님^^*
이렇게 또 사랑의 빚쟁이를 만들었으니 난 이 많은 빚들을 어떻게 갚아야할지...
내 모습을 돌아보니 또 부끄러워지고 동생을 통하여 난 또 하나 배우고 한뼘 성숙해진다.
아침산행길에 보니 진달래가 뾰족하고 개나리가 삐죽하다.
봄꽃이 아무리 이쁜들 마음을 감동시킬 수는 없잖은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사랑하는 집사님!!
마음에 잘 간직할께요^^*
*병원엘 갔더니 '홧병'이랍니다.
그냥두면 우울증이 된다고..
참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