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부활절,
참 뜻 깊은 날이다.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신 날에 작은아들 세현이의 생일과 친구 영숙이의 생일이 겹쳐졌다.
부활절맞이 특새 마지막 새벽, 새벽기도에 참석한 영숙이에게 작은 선물을 건넸는데 아뿔싸~~ 영숙이가 감동을 했다.
영숙이 뿐만 아니라 영숙이 남편도 한대구리병원 간호사 딸도, 영양사인 작은 딸도 감동을 했다고 하니...
이만하면 영숙이에게는 평생 선물 안해도 될까나?? ㅋㅋ
세현이 생일이라 감사헌금을 보내려고 전화했더니 중국출장길에서 일이 늦어져 오지 못했다는 소식에 대신 감사헌금을 하는 것으로 생일을 때웠다.
금요일, 갑자기 예사블(예수님을 사랑하는 블로거)에서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듯이 전화기에 번개가 내리쳤다.
태국에서 잠시 다니러 온 찬애권사 얼굴도 보고싶고 지난번 세현이 결혼식에 제천에서 오셔서 혼밥을 드신 목사님께 변명도 하고 싶고, 축의금을 보내주신 숙 권사님과 카라권사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해서 마치 숙제를 다하지 못한 학생의 마음이었는데 이참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앞뒤 돌아볼 겨를없이 달리기로 결정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17일부터 대선의 홍보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갑자기 초비상이다.
차를 가지고 가려고 했는데 언감생심, 꿈도 못 꾸게 생겼고 미적거리다가는 이 기회마져 날리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예매를 했다. 눈앞에서 불이난 듯이 뻔한 일들이 쏟아지는데도 못 본척, 못 들은척 할 수 밖에 없었으니..
이렇게 살았다면 착한 아내, 착한 며느리, 현숙한 여인이 틀림없었을테지만.. 그런건 내 인생에 없다.
부활절예배를 마치고 동서울로 달리는 마음은 이미 청주정류장인데 93번 버스는 돌고돌아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동서울에 나를 부려놓았다. 더듬거리며 북청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오르니 버스는 날개를 달았는지 달리기보다는 날아서 간다.
북청주에 도착을 하니 이 란 권사님이 마중을 나오셨다.
몇 년만에 만났지만 해맑은 웃음은 늘 그대로이다.
마치 언니가 동생을 보듬듯이 나를 바라보며 미소짓는 권사님이 참 좋고 고맙다.
새생명교회에 들어서니 목사님이 반가운 모습으로 껴안으며 맞아주시고 주인인 카라권사가 파자마바람으로 껴안으며 반가워한다. (오늘 우리의 모임은 파자마 파뤼이다).
태국에서 날아온 찬애권사가 "언니"라며 환한 모습으로 달려와 다시 껴안으며 인사를 나누니 오늘이 부활절이라 이런 기쁨이 있구나.. 싶어진다.
처음으로 뵙는 안단테님, 블로그에서는 깐깐하고 품위가 있어서 근접하기 어려운 분처럼 여겨졌는데 가까이서 얼굴을 대하니 마치 동네언니를 대하는 기분이다.
상주가 고향이신데 아직도 상주 말씨 그대로이며 화장까지 지운 얼굴이지만 뚜렷한 이목구비는 안단테님의 고급진 품위를 나타낸다. 처음이지만 오랜지기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시니 어려움이 없어지고 성질 그대로 확~~풀어 제꼈으니 실수를 하지 않았을까..염려스럽다.
삼겹살을 준비해 가겠다고 큰 소리쳤는데 버스를 타고오니 그냥오라는 카라권사의 배려로 빈 손으로 염치없이 당당하게 들어섰는데 이미 삼겹살과 목살과 푸짐한 채소와 케잌과 부활절 계란까지 가득하게 차려졌다.
목사님의 간절하고 감사가 넘치는 기도를 아멘으로 받으며 속으로 밀어넣기 시작한 음식은 식사 후 산책하자던 계획은 꿈속에서 들은 말처럼 사라지고 이리저리 기대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은 첫 휴가를 나온 이병의 그것처럼 휙휙 지나간다.
안단테님의 남편께서 간식거리를 사들고 친히 방문하셔서 오랫만에 동그라미 그리려다...못그린 얼굴도 불러보고, 목사님의 첫사랑을 이제서야 온전히 잊겠다는 잊으리(ㅋㅋ 농담)도 들어보고 어릴적을 생각하게 하는 개여울도 안단테님의 목소리로 다시금 들어보는 즐거움도 가졌다.(아무래도 안단테님의 노래실력을 자랑하시기 위하여 방문하셨나? ㅋㅋ)
여전히 소프라노의 음색으로 맑고 투명하게 찬양을 하는 찬애권사와 멋진 기타솜씨로 반주를 하시는 이란 권사님,
씩씩하고 부지런하기로 치면 세상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카라권사, 찬양하는 목소리 역시 우렁차다.
뜨거운 바닥에서 허리를 지져야 할 만치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소녀인줄 알고 수다를 풀었는데 옆방에선 목사님이 3시간동안이나 기도를 하셨다고 하니 감사할 뿐이다.
아침 6시30분 버스를 예매했기에 목사님과 일찌기 나서기로 했다. 어젯밤 목사님과 함께 아침에 살짜기 나서자고 했는데 이미 모두가 기상을 완료했고 부지런한 카라권사가 케잌과 요플레로 아침까지 섬겨주니 다시한번 사랑의 빚을 가득지고야 말았다.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랫만의 혼자 여행이 행복한 것은, 좋은 분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나누었기 때문이리라.
봄날, 봄비가 뿌려놓은 하얀 꽃길을 타박타박 걸으며 평내광고로 향하는 마음은 봄꽃보다 아름다운 마음들로 가득하게 채워졌음을..
다시 만날 그날까지 모두 건강하셔야 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참, 숙 권사님 심한 감기로 인해 함께하지 못해서 무척이나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