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의 집
파코 로카 지음 / 강미란 옮김 / 우리나비
알베르토의 아들 미구엘 미구엘의 아들 안토니오, 안토니오의 세 자녀 빈센트, 호세, 카를라
아버지 안토니오가 세상을 떠나고 빈 집을 찾아가는 세 자녀의 이야기이다.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는 각자의 삶이 분주하여 아버지를 제대로 부양하지 못하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아버지의 자리를 깨닫게 되고 아버지의 빈 집을 돌아보게 된다.
병으로 인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 안토니오는 고향에서 집을 짓고 혼자서 살아간다.
평생을 근면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아버지의 자리를 지켰던 안토니오는 병에 걸리게 되고, 짧은 시간 아들의 돌봄과 딸의 돌봄 속에서 세상을 뜬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집은 계절이 바뀌어 빈 집으로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어느 날 자녀들이 아버지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아버지 집으로 찾아드는 모습을 그렸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은 집은 문고리가 뒤엉키고 문들이 떨어져나가고, 오렌지는 맛을 잃은채로 나무에 매달려 있고 나뭇가지들은 죽은채 늘어져 있다.
아들들이 빈 집을 찾아와 청소를 하고 집을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게 된다.
어릴적 아버지를 도와서 일을 거들던 모습과 아버지와 함께 장난을 치며 놀았던 시간들,
아버지 말을 거역하며 아버지를 원망했던 모습까지 기억한다.
아버지가 꿈 꾸었던 것이 무엇이며 아버지가 아끼던 나무가 어느 나무인지,
그리고 아버지가 평생을 소원하던 것이 무엇인가를 기억하며 그들은 아버지의 빈 집을 하나씩 수리한다.
집을 잘 수리하여 좋은 값으로 팔려던 세 남매는 시간이 지날수록 빈 집, 아버지가 살았던 집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의 숨결이 머무는 곳, 아버지가 하나씩 쌓아올리셨던 집 짓기,
자녀들을 위하여 수영장을 만들어 주셨고 수영장이 만들어졌을 때 이미 자랐던 자신들의 모습을 추억하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늘어놓는다.
누가 회사 사장님의 운전기사를 했던 아버지는 사장님 집의 정자를 부러워하셨다.
자신의 집에도 정자를 지어 세 자녀와 아내와 함께 정자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이 꿈이었지만 끝내 정자를 짓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아들과 딸이 정자를 짓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어진다.
아버지가 떠난 집,
그곳에서 삼남매는 오해도 풀고 가족이란 울타리를 새롭게 엮어간다.
내 아버지가 진정 바랐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정자를 지어 함께 식사를 하는 것보다 삼남매가 서로 사랑하며 지내는 모습이 아버지가 가장 바라던 모습이었음을 그들은 알게 된 것이다.
죽음은 늘 우리의 뒷통수를 친다.
아무리 악한 사람일지라도 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우리는 잘못을 덮어둔채 좋은 면만 부각시킴으로 망자를 아름답게 만든다.
굳이 억지를 써서 아름답게 추억하기 전에, 진정한 슬픔속에 나를 기억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하는데...
그러고보니 인간은 참 착하게 만들어진 피조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와 함께 밭을 일구던 생각이 났다.
돌짝밭인 밭이었지만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돌을 고르며 활짝 웃으시던 아버지가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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