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울릉도 2

여디디아 2016. 9. 23. 14:50

 

 

 

 

 

 

 

 

 

 

 

 

 

 

 

 

 

 

 

 

 

 

 

 

 

 

 

 

태하모노레일과 대풍감

 

 

봉래폭포

서방한테 사진 한장 부탁했더니... 

 

 

 

역시 남의집 남자가 100번 낫다.

 

 

 

풍혈

 

 

 

 

 

 

 

 

내수일출전망대

 

 

 

 

 

 

 

 

 

 

 

 

 

 

 

 

 

 

 

 

 

 

 

 

 

 

 

 

 

 

1박2일 멤버들... 그립다. 

 

 

 

 

 

 

해안산책로 끝

 

 

 

오징어내장탕 10,000원

 

삼나물회무침 中 15,000원

따개비밥  15,000원

 

도동항의 야경

 

봄부터 늦여름이 주춤거리고 가을이 소리를 내는 오늘까지도 남양주에는 비가 몹시도 귀한 손님인데,

울릉도에서의 새벽 빗소리가 나를 깨운다.

그리운 손님인 듯이 들리는 빗소리가 오늘의 예정지인 성인봉 위로 가만히 내리는 것이 조금 걸리지만,

비가 내려도 오를 수 있다고 했으니 새벽비가 일단 반갑다.

어젯밤 기절할 듯이 떨어지는 내게 "혼자 센 척"한다던 서방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비시시, 히죽히죽 웃고 있다.  

응큼한 웃음속에 성인봉을 패스해도된다는 안도가 들어있음이 보이는 순간, 퐉~~ 쥐어박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다.

얄미운 마음에 울릉도 앞바다에 콱~~ 밀어버릴까 싶은 마음도 진심이다. ㅋㅋ

비가 와서 성인봉 미끄러우니 가지말자는 서방에게 "쎈  이진옥인데 성인봉 가야지, 성인봉은 비가와도 괜찮다더라"고 정색을 하며 얼굴을 들이밀어 보지만 웬떡이냐고 덥썩 물은 초가을비에 미끄러우니, 위험하느니, 어쩌니...

언제 저렇게 머리가 잘 돌아갔나 싶을만치 가지 않아야 할 이유 10가지 이상을 들이댄다.

 

우서님의 블에서 꼭 가보아야 할 곳이 대풍감과 내수일출전망대와  죽도라고 했으니 성인봉은 포기하고 대풍감으로 향하기로 했다. 대경모텔 사장님이 굳이 버스투어 보다는 버스를 타고 다녀오시란 말에, 모텔앞에서 천부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요금은 1,000원씩이며 40분간의 거리이다. 대풍감으로 가는 태하마을에서 하차하여 모노레일을 타는 곳으로 가는데 사람들이 흐린 날씨만치 흐려진 얼굴로 돌아오며 "오늘 비가와서 휴업"이란다.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왔다는 글을 보았으니 어디엔가 길이 있을거라는 생각에 두리번거리고 살폈다.

지난번 비로 인하여 해안산책길은 폐쇄가 되어 출입금지란 푯말이 우리를 기다리지만 포기하지 않은채 살펴보니 태하등대라며 작은 오르막길이 비를 맞고 있다.

'갈 때 까지 가보자' 란 마음으로 혼자 우둑우둑 오르기 시작하니 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서방을 불러 태하등대를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시멘트로 된 오르막이 이어지더니 한참을 올라가니 오붓한 오솔길이

내리는 비에 젖은채로 이른 가을길로 곱게 이어진다.

모노레일 종점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대풍감이 나온다는 말을 기억하고 이어지는 길을 올라갔다.

10분이 채 되기도 전에 대풍감이 우뚝한 정자와 함께 나를 맞이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기가 막힌 경치가 펼쳐진다.  성인봉을 가지 못한 아쉬움이 한번에 만회된다.

우리가 도착하자 외국인 청년이 올라오고 이어서 외국에서 온 청년남여가 도착을 하고 다시 외국인 여자청년이 올라온다.

사진을 부탁해서 인증샷을 찍고 정자에서 외국인 청년들에게 양갱 하나씩을 나누어주니 모두가 환하게 웃는다.

엄마란 어쩔 수 없는 마음인가 보다. 세현이도 외국여행할 때 저러했겠지... 싶어져 뭐든지 주고 싶어진다.

정말이지 멋진 대풍감을 바라보며 정자에서 마시는 커피는 비와 함께여서 더욱 향기롭다.

앞에 앉은 인간만 바뀌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을...

 

대풍감에 취한채 내려오니 일가족이 모노레일 종점까지 다녀오는 길이라고 한다.

내가 한걸음만 빨리 왔더라면 대풍감 가는 길을 알려 주었을 것인데 너무 아쉽고 아깝다.

못보고 내려온 그들보다 내가 더 아쉬워 발을 구른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맞는 말이고 사전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태하마을에서 다시 도동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숙소에 오니 2시에 출발하는 B코스의 버스투어가 기다린다.

옆식당에서  한정식뷔페를 먹었는데 1인당 8,000원이다. (맛도 좋고 양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좋다.)

내수일출전망대와 봉래폭포행이다.

봉래폭포를 오르는 길 옆으로 냇가가 있고  맑고 깨끗한 물이 폭포모양을 이루기도 하며 흘러내리는데 주민들의 상수라고 한다. 폭포를 오르는 길에 풍혈이라는 천연에어컨에도 들어가 보고 오르는 길에 삼나무산림욕장이 있어 잠시 숨을 고르기도 해본다.

하얀 물줄기가 떨어지는 폭포앞에서 내가 왔노라고 이런저런 폼으로 사진도 찍어본다.

 

봉래폭포를 내려온 버스는 내수일출전망대로 향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온통 안개가 천지를 감싸안고 있다.

미리 내려오는 분들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여기까지 왔노라는 표시는 해야할 것 같아서 오르막길을 오르고 질퍽한 흙길을 우의를 입고 오른다.

정상에 오르니 그야말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사방이 뿌연 안개로 덮여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것이 여행이 아닌가!!! 암~~ ㅋㅋ

 

오후에 출발하는 배를 탈 사람들을 위하여 버스는 다시 도동항으로 향한다.

여전히 비는 그치질 않고 여기저기서 배가 뜨느니 마느니, 내일은 배가 뜨지 못한다는 흉흉한 말들이다.

갑자기 불안해진 마음에 묵호항에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하다가 어이없어서 웃고 말았다.

배표를 예매한 순간부터 오늘까지 기도했으면서 당장 내일일을 믿지 못하여 허둥거리는 내가 하나님앞에서 부끄럽다.

배가 뜨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두가 하나님이 준비하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더 이상 배에 대한 걱정을 않기로 마음을 접는다.

 

그동안 가장 걷고 싶었던 해안산책로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길, 1박2일을 통해서 나 또한 너무나 걷고 싶었던 길,

푸른바다와 푸른 산과 바위가 절묘하게 버티는 정말 그림같은 길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아뿔싸!!!

아름답고 이쁜건 둘째이고 나는 무서워서 벌벌 떨고 말았다.

발 아래서 검푸르게 출렁이는 바닷물이 금방이라도 나를 덮칠것 같고, 바람이 불면 바닷속으로 휙 넘어질 것 같기만 하다.

10미터만 가면 깊이가 500~600미터 이상된다는 울릉도의 바다, 개구리 헤엄조차 못하는 내가 아닌가!!

설사 수영을 한다고해도 너무나 아득할 것 같은 넓고 검푸르고 웅장하여 보기조차 두려운 바다를 보니 걸음이 멈추어지고 몸은 빳빳하게 굳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남들도 걷는데, 이때가 아니면 언제...라는 마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애써 바다로 향하는 눈길을 앞만 바라보며 옆에 이어지는 밧줄을 팔이 아프도록 잡으며, 가능하면 산쪽으로 몸을 밀착하며 걸었다.

촛대바위(저동항)에서 도동항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지만 사고로 인해서 폐쇄했다고 한다.

 

해안산책로를 돌아오니 저녁시간이다.

내일아침에 약소불고기를 먹고 죽도에 가기 위해 배편을 알아보니 아침 8시 20분 출발에 배삯은 1일당 20,000원이며 

왕복 2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낮 1시 배를 타는데 지장이 없을 것도 같고, 성인봉과 맞바꾼다는 생각을 하니 기대가 가득하다.

 

다애식당에 들러 오징어내장탕과 따개비밥과 삼나물회무침과 맥주 한병을 주문했다.

삼나물은 1kg에 12만원이라고 하니 쉽게 먹을 수 없는 귀한 나물이다.

삼나물회무침을 주문했더니 나물과 더덕이 반반이고 나물맛이 쫄깃하여 고기나 더덕보다 맛이 좋다.

따개비밥도 찰밥처럼 차지며 맛과 향이 일품이라 홍합밥보다는 훨씬 맛있게 느껴진다.

무식덩어리인 나는 오징어내장탕이 어쩐지 오징어 먹물이 가득할 것 같아서 서방만 시켰는데 깔끔하고 매콤하여 입맛을 당기게 한다.

맥주 한잔씩을 마시니 이미 얼굴은 혼자 몇병을 마신듯 빨개지고 정신이 몽롱해진다.

 

식사 중에 씨스타7호에서 문자가 왔다.

울릉도에 알래스카폭풍이 오고 있어서 내일 새벽5시에 배가 출항한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빈 배가 들어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주민들이 감사해한다.

몇백명이 타는 배를 묵호에서 울릉도까지 빈 배가 들어와서 발이 묶이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참 고맙다.

역시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시다.

새벽 2시에 서방이 도동항에 나가 일반석표를 우등으로 바꾸고 4시가 되어서 배에 올랐다.

일반석 보다는 훨씬 편안한 좌석이라 못다잔 잠을 자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가 와서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울릉도였지만 떠날 수 있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벼르고 별렀던 울릉도 여행,

아무래도 올가을 내 삶은 조금 더 부요해질 것만 같다.  

 

*울릉도여행 경비* 2인 기준

배 :        230,000  (일반석 55,000원 우등 60,000 왕복)

숙소 :     120,000(6000*2 대경모텔) 

A코스 :     55,000원(버스투어입장료 포함 )

B코스 :     33,000원(버스투어 봉래폭포 입장료 3,000원 포함 ) 

버스요금 :   5,000원(도동항-태하, 태하-도동항, 올때 내수전까지 가려고 1500원 지불함 )

식사 :     105,000

간식 :       31,500

선물 외 :   93,000

톨비 :       30,000

기타 (우의): 4,000

합계 : 70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