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물자연휴양림가 절물오름
도두해녀의 집에서 물회
제주도민이 된 정희
유월별채의 아침식사는 정확히 8시 정각이다.
"식사하세요"라는 소리에 열두마루 카페로 들어가니,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하기 싫은 환상적인 식사가 맞이한다.
손님 각각의 자리를 지정해 주기에 이상하다..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남자들의 양은 여자들보다 2.5배 크게 만들었단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주인부부의 마음이 어찌나 세밀한지.
식사를 하는중에 카페에 '컴패션에 동참해주세요'라는 글과 아이들의 사진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컴패션은 나도 양육하고 있는터라 궁금하여서 물었다.
"컴패션 후원하고 계시나요?" 라는 물음에 대답하는 주인부부의 말에 감동하여 아침부터 눈물까지 흐르는 참사를 당했다.
결혼을 앞둔 청년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정말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다.
온 몸이 조각난 듯이 부셔져서 기적같이 생존했지만 이후 수많은 항생제와 약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결혼을 하기 전이라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결혼을 그만두려는 결심을 했지만, 아가씨는 끝까지 사랑을 선택했고 지금은 한 가정을 함께 가꾸며 살아간다.
항생제와 여러가지 약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아기를 낳으면 기형아일 확률이 높아서 2세를 포기하는 대신에 컴패션에서 양육하기로 했다고 한다. 처음에 12명을 입양하여 유월의 이름도 열두마루로 지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그중에 한 여자아이가 눈이 사시라 훗날 많은 고민을 할 것 같아서 수술비를 보내서 수술을 시켰다고 하며
수술 후 컴패션에서 모든 과정을 낱낱이 적어서 A4 20장 보고서를 보내왔더란다.
자신은 돈을 보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지만 컴패션에서 재정관리를 얼마나 투명하게 하는지 진정 감사한 마음이라고.
컴패션에서 필리핀으로 아이들을 만나러가자고 했지만 그 돈으로 다시 3명을 입양하여 지금은 15명을 후원하고 있다는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15명의 아이를 양육하는데 들어가는 돈은 한달에 70만원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오시는 분들께 담배를 끊고 한달에 45000원씩 후원하시라며 컴패션에 동참하시라는 권유도 하고 있다고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어쩌면 하나님이 찾으시는 분들이 이 분들이 아닐까 싶어진다.
아내는 성당에, 남편은 불교라는 말에 잠시 숙연해진다.
아침부터 감동 스토리를 듣고나니 이번 제주여행이 나에게는 엄청난 의미의 기쁨을 가져다준다.
첫날은 내가 원한 오름을 다녔으니 둘째날은 영숙이가 원하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올레길 5코스에 있는 큰엉은 나도 다시한번 가고 싶었던 곳이라 여전히 마음이 들뜬다.
처음 걸었던 때를 기억하며 친구와 걷는 올레길은 여전히 파도소리 요란하며 바닷물빛 곱고 차랑거리며 일렁이는 바닷속 봄볕이 아름답기만 하다.
샤려니숲을 가고싶다는 영숙이의 말에 주차장이 어려워 다시 버스를 타야한다며 절물휴양림을 권해보는데 다행히 유월별채의 주인도 절물휴양림을 추천해서 예정에 없던 절물휴양림으로 향했다.
절물휴양림에서 지도를 보는데 눈에 퐉~~ 꽂히는 그 곳이 있었으니 절물오름이다.
횡재한 기분으로 영숙이와 함께 절물의 아름다운 숲길을 걷다가 오름까지 오르고나니 마음이 부자가 된 듯하다.
평내교회에서 자란 정희가 지난 겨울이 시작될 때 제주도로 내려와 살고 있다.
정희부부와 함께 도두해녀의 집에서 물회를 먹고 정희신랑이 대접한 아이스커피까지 마시며 제주도의 아름답고 멋진 여행을
마무리한다.
자기 자신보다 늘 상대방을 배려하는 좋은 친구 영숙이,
이번여행을 통해서 오름을 알게되고 오름에 빠졌다는 말에 으쓱해진다.
너무 내 욕심만 차린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그 한마디에 조금 무디어진다.
이쁜 숙소를 제공해준 초롱이 덕분에 숙소보다 더 귀한 주인부부의 마음을 알았으니 감사할 뿐이다.
누구든지 많이 이용해 주셔서 그들을 위로하고 보탬이 되어준다면 정말 고맙겠다는 마음이다.
렌트카를 예약해준 우리 성희도 고맙고 비행기값을 선뜻 보내준 세현이도 고맙다.
오름여행을 위해 여러가지 도움을 주신 썬님...
정말 감사합니다.
유월 그리고 열두마루,
많이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월 그리고 열두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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